국내시장의 40% 수준으로 커져
매출액 최대 90% 이상 줄어들기도
"범죄수익 환수 등 처벌강화 필요"
매출액 최대 90% 이상 줄어들기도
"범죄수익 환수 등 처벌강화 필요"
"불법 웹툰 유통사이트에 작품이 게시된 후부터 조회수와 매출액이 심할 경우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웹툰작가인 A작가는 불법사이트에 작품이 유출된 뒤 작품 판매건수와 매출액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유출 전 월간 1만5000여건이 넘던 판매건수는 9200건까지 떨어졌다. 불법사이트 유출 사실을 파악해 신고한 뒤에는 판매건수가 2만2000여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A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베트남 불법번역 사이트에서 정식 플랫폼보다 14배 이상 조회된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웹툰작가인 B작가도 작품이 불법 유출된 뒤 판매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일간 판매건수는 유출 전 697건에서 유출 3일 만에 89건으로 떨어졌다.
웹툰작가인 서연주 작가는 "A작가와 B작가가 제공해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불법 웹툰 유통사이트에 작품이 게시된 이후부터 조회수, 매출액이 심할 경우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통상적으로 작품 연재 이후 줄어드는 양상을 고려해도 비정상적 수치"라며 "각 플랫폼 차원에서 불법유출을 막는 ID에 따른 변동코드 등을 도입하고 있으나 정부지원과 법안이 미흡한 상태에서는 현실적으로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웹툰 스토리 작가인 YD작가는 해외에서 불법유통된 작품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했으나 피해보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YD 작가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에서 민사소송을 진행했고, 멕시코에서는 개인비용을 들여 형사소송을 진행했지만 모두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YD 작가는 베네수엘라에서 200여개의 한국 웹툰을 불법사이트와 SNS에 공유해온 C씨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진행, 현지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기소까지 이뤄냈으나 C씨가 재정적 사정을 이유로 피해보상을 거부했다. 현지 변호사와 검사는 반성문 제출을 조건으로 합의를 종용했다. YD작가는 5000만원 이상의 소송비용을 썼으나 결과적으로 반성문 한장을 받고 끝났다. 멕시코에서는 80여개의 한국웹툰을 텔레그램에 불법 배포한 D씨를 지식재산권 도용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하고 형사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당 소송은 3년 째 보류 중이다.
YD작가는 "해외에서는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정부가 미국, 멕시코 등 주요 국가와 협약을 맺고 저작권 침해 대응 협력 체계를 구축하거나, 침해가 심각한 국가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뒷받침될 때 해외 저작권 보호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4 해외 한류콘텐츠 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해외에서 불법유통된 한류콘텐츠는 2억9700만 개로 전년대비 24.2%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만화 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웹툰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조8290억원이다. 불법 웹툰 시장 규모는 70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의 38%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이원상 조선대 법학과 교수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콘텐츠 불법 유통을 사이버 범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저작권을 개인의 재산권 차원에서 다루면 처벌 수위도 낮고 해결방법도 개인이 찾아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불법유통 사이트가 불법도박, 불법성매매 홍보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직범죄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절차적 한계점을 인식하고, 국제공조를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제협약이나 양자간 협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적극적인 범죄수익환수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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