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내달 5일 개막합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인터배터리는 688개 배터리 기업에서 2330개 부스가 꾸려집니다. 참가기업은 전년(579개)보다 18.8% 증가했고, 부스 개수도 전년(1896개) 보다 22.8%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LG화학은 분사 이후 첫 참가임에도 약 81평 규모의 대형 단독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또 롯데는 배터리 관련 3개 기업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이 그룹사 차원으로 함께 참가합니다.
삼화페인트도 처음으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하는 건축자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삼화페인트는 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 현황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럼플리어도 첫 참가하는 국내업체로 차세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상황을 공개합니다.
또 이번 전시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해외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습니다. 해외 참가 기업 수는 2023년 101개에서 지난해 115개, 올해는 172개로 늘었습니다. 인터배터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전시회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중국 배터리 기업의 참여도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2023년 24개에 불과한 중국기업들은 지난해 62개에서 올해 가장 많은 79개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이자 2위 배터리 제조사인 BYD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 EVE가 최초로 인터배터리에 등장합니다.
BYD와 EVE는 인터배터리에서 강점인 LFP 배터리와 전략, 사업 현황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격화하는 글로벌 LFP 시장에서 한중전의 축소판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데 집중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 셀 라인업인 4680, 4695, 46120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합니다. 삼성SDI는 출력을 최대 40% 높일 수 있는 '50A급 초고력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합니다.
LFP에서는 엘앤에프와 럼플리어가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 파일럿 공장 운영 현황과 LFP용 양극재 양산 계획을 공개하고, 럼플리어는 친환경 공정 기술을 통해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생산 단가를 낮춘 차세대 LFP 개발 현황을 선보입니다.
신시장 개척과 신수요 창출을 위한 전략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는 LS일렉트릭이 전력 사용량 예측과 제어 기술을 탑재한 '올인원 ESS 플랫폼'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할 계획입니다. 이온어스는 이동성을 극대화한 차량 이동식 ESS 배터리팩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유뱃은 600Wh/kg의 초고에너지밀도 리튬메탈전지를 선보이며 드론, 방산, UAM(도심항공교통) 등 신규 시장 진입 계획을 강조합니다. 인지이솔루션은 전기 오토바이부터 지게차, 굴삭기 등 중장비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배터리 제품 라인업을 공개합니다.
기술 초격차를 보여주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SK온은 고에너지밀도와 가격경쟁력, 안정성을 두루 갖춘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선보입니다. 민테크는 기존 9시간 가량 소요되던 검사 시간을 10분으로 단축한 '신속진단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모나는 인공지능을 통해 배터리 상태와 불량을 감지하는 'AI 기반 고속 배터리 진단기술을 공개합니다. 메틀러토레도코리아는 로봇으로 진행하는 무인 배터리 개발 실험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입니다.
소재사들 중에서는 엘앤에프가 니켈 95%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개합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겨냥해 고밀도 실리콘 음극재와 호환성을 강화한 '고성능 음극 집전체'를 선보입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개발 현황을 공개합니다. 엔켐은 NMP 라사이클링과 CNT 등 신규 사업 추진 현황을 공개하며 종합소재사로의 도약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배터리 안전성 강화도 주요 이슈로 떠오른 만큼 투에스티는 전기차 충전소와 ESS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 화재 확산 방지 시스템을 선보입니다. 에프디씨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안전장치를, 나노팀은 전기차 열폭주 차단 패드를 공개합니다.
인터배터리를 계기로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한 기업도 있습니다. 국내 최초 배터리 파운드리 기업인 JR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에서 초고속 충전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유니콘 기업 '스토어닷'과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합니다.
스토어닷은 2012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원을 중심으로 설립된 글로벌 초고속 충전 배터리 전문 기업입니다. 올해 출시 예정인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5에 10분 만에 80%가 충전되는 스토어닷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도론 마이어스도르프 스토어닷 최고경영자는 직접 '더배터리컨퍼런스 2025' 연사로도 참여합니다. 한국을 글로벌 초고속 충전 배터리 생산 허브로 구축할 계획을 포함한 한국 투자 전략 전반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인터배터리 2025는 배터리 캐즘, 중국 저가 물량 공세,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배터리 기업의 극복 전략과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하는 K-배터리의 기술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 최신 기술과 시장 정보, 업계 전문가와의 네트워킹이 새로운 기회와 도약을 모색하는 모든 기업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동기 코엑스 대표는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가 국내외 산업 관계자들의 기술과 트렌드를 공유하는 지식정보 플랫폼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번 전시의 슬로건 'Breaking Through, Charging Ahead'를 통해 배터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도전 극복 의지를 담았으며 앞으로 참가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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