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운전 경력 최대 3년간 확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국민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그동안 기준 없이 지급한 향후치료비의 제도화와 경상환자 장기 치료 개선을 골자로 한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자동차보험은 그동안 부정수급과 보험사기, 과도한 합의금 지급 등의 문제가 지속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5476억원(6만5000명)의 자동차보험 사기를 적발했다. 과잉 진료와 장기 치료 등으로 인해 관절·근육의 긴장·삠(염좌) 등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는 최근 6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중상환자(연 3.5%)보다 2.5배 이상 높은 9%였다. 2023년 한해에만 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또 조기 합의를 목적으로 한 향후치료비는 보험사들이 관행적으로 지급하며 2023년 기준 치료비보다 많은 약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급이 늘면서 2400만명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이번 추가 개선안을 통해 사고 피해 정도에 맞는 적정 배상 체계를 도입한다. 장래 치료 필요성이 높은 중상환자에게만 향후치료비를 지급한다.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심사를 깐깐하게 해 통상의 치료 기간인 8주를 초과하는 경우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보험개발원은 향후 불필요한 관련 보상금 지급이 감소하면 개인 자동차보험료가 3% 안팎으로 인하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향후치료비를 받을 때는 건강보험 등 다른 보험으로 동일 증상에 대해 중복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험사가 안내하도록 한다. 다른 보험 관련 기관의 중복수급 탐지를 위한 지원도 추진한다.
취업이나 결혼 등으로 독립해 처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사회초년생 자녀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시행한다. 부모의 보험으로 운전한 청년층(19세~34세 이하) 자녀의 무사고 경력을 신규로 인정해 준다. 배우자도 운전자한정특약 종류와 무관하게 무사고 경력을 최대 3년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배우자 '부부한정특약'으로 운전할 때만 무사고 경력을 인정해 준다.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수준도 높인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해서는 현재 사업 정지에서 유사 입법례 수준인 사업 등록 취소로 행정 처분을 강화한다. 중대 교통법규 위반을 예방하고 국민의 경각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마약·약물 운전에 대해선 음주운전 등 다른 중대 교통법규 위반과 마찬가지로 20% 할증하는 기준을 마련한다. 마약·약물 운전 무면허, 뺑소니 차량 동승자에 대해서도 음주 운전 차량 동승자와 같이 보상금을 40% 감액해 준다.
정부는 향후치료비의 지급 근거 마련과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추가 서류 제출은 관계 법령 및 약관 등 개정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 등 방안은 올해 상반기 내 후속 조치를 통해 우선 시행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불필요한 자동차보험금 누수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편익 개선까지 나타날 수 있도록 금감원과 보험사의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보험료 조정의 합리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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