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던지기 수법 마약거래 시도 적발된 이철규 子…1월 신원 특정, 2월말 검거
"신원 특정 땐 가족관계 몰랐다" 국수본 해명 진땀…마약 관련 혐의 불기소 처분 전력도
장제원, 前비서로부터 10년 만 성폭력 피소…사실관계 전면부인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의 사법적 리스크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경찰 고위직 출신인 이철규 의원의 아들 30대 이모씨가 소위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거래를 시도하다가 덜미를 잡혔지만 뒤늦게 체포된 사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렸지만 제22대 총선 불출마 후 해외 유학 중이던 장제원 전 의원의 약 10년 전 성폭행 관련 혐의 피소 사실 등이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장제원 전 의원.<각 인물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철규 의원의 아들 이씨는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서초구 주택가 화단에서 마약을 찾다 미수에 그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수상한 사람들이 마약을 찾는 것 같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액상 대마(5g 상당)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지난 1월3일 이씨의 신원을 특정, 입건하고 2월25일 체포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전날(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신고를 접수한 건 지난해 10월29일이고, 올해 1월3일 신원을 특정했다"며 "이씨를 검거한 건 지난달 25일"이라고 했다. 피의자 특정에만 약 두달, 신병 확보까지 53일이 걸린 배경에 관해선 "일반 마약사건도 바로 검거하는 경우가 있지만, 범죄 혐의 보강수사 및 공범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며 "통신 수사도 같이 했기에 자료 분석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씨의 소변과 모발을 임의 제출받아 국과수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이씨는 체포 후 실시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이씨가 이 의원의 아들인지는 체포 다음날, 언론 취재가 들어온 뒤에야 알았단 입장이다. 관계자는 "성인이라 가족관계를 조회할 이유가 없었고 조사 과정에서 가족관계를 확인하다 보니 알게 됐다"고 이씨는 경찰에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현역 3선 의원일뿐 아니라 경찰 계급 '넘버 2'인 치안정감 출신이다. 이씨는 과거에도 대마 흡입 혐의로 적발됐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관계자는 "불기소한 기록은 있다"면서도 "과거는 확인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어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기록이기 때문에 확인해드릴 수 있을지는 한번 더 심사숙고해보겠다"고 했다. 불기소 사유에 관해선 "그건 검찰에서 하는 처분이라 제가 말하기 좀 그렇다"고 했다.
이씨와 함께 특정한 공범 혐의자에 관해선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이 2명이 더 있고 1명을 더 추가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아들의 마약 수수 미수에 관해 이 의원은 지난 1일 해외 출장에서 귀국하며 "자식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심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 이전까지 사건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의원의 연락 여부에 "제가 받은 것은 없으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장제원 전 의원의 경우 서울경찰청 여성안전과가 그에 대한 준강간치상 혐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날 JTBC에서 보도했다. 장 전 의원은 부산 모 대학의 부총장이던 지난 2015년 11월 여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장 전 의원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를 촬영한 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고, 이후 장 전 의원이 자신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걸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부터 해외행(行)을 예고해 정계를 떠나있던 장 전 의원은 의혹이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침묵을 깼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JTBC 측 제보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국이 엄중한 이 시점에 '성폭력 의혹'이라는 매우 자극적인 보도를 강행하려는 JTBC의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도가 강행된다면' 추가 법적 대응을 포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