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회고록 북콘서트로 勢모으며 목소리
'AX(AI 전환)혁명' 강조 "정부·정치가 지원해야"
"明처럼 30% 갖자면 K-엔비디아 나올 수 없어"
"남미 독재 국유화式…혁신지원 투자가 할일"
"러다이트 NO…AI시대엔 원전, RE100 허황돼"
'한국판 엔비디아를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그건 남미에서 '독재정권이 국유화'하던 그림이다. 반대로 가야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AI(인공지능) 선도기업 육성을 위해선, 정부가 할 일은 원자력발전과 전력망 확대 등 인프라 구축이라고 짚었다. 소위 좌파 환경운동계에서 지지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이 비현실적이라며 폐기하자고도 했다.
지난 3월5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전 대표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를 연 가운데 '책에서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혁명이란 표현을 썼다'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다른 것보다 늦지 않게 AX 혁명, AI시대에 숟가락을 얹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산다. 복잡할 거 없다. 정치가 그걸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산업혁명 시기와 비슷하다. 그 시기에 증기기관이 아닌 그냥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운동)하듯 옛날대로 남겠다 하면 우린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AX 혁명을) 분명히 결단해야 될 때다. 그 결단을 여러분이 지지해주시라"며 "그 과정을 정부와 정치가 지원해주는 게 우리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얘기는 잘 안하려고 했는데"라고 운을 띄운 뒤 "(이 대표가)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해서 30%(를 나누자고)' 얘기했는데, 그러면 엔비디아같은 기업이 왜 여기(우리나라)에서 나오나. 그렇지 않나. 그리고 '정말 위험한 분이다' 생각을 다시 했다. 그건 남미 독재정권이 국유화하던 그림이다. 반대로 가야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 말대로 국부펀드가 투자할 순 있다. 그런데 (소유·재원이 아닌) '투자'의 영역이다. AI 시대에 혁신가들의 혁신을 지원하는 거다. 혁신이 성공할 경우 30%를 갖고 가겠다면 누가 그걸(기업을) 하겠나"라며 "우리가 AI·반도체 시대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정부 영역이 할 건 이런 거다. 전력 체제를 갖추는 거다. 지금 대만은 TSMC(1987년 공기업 설립, 1992년 민영화 반도체기업)가 있지만, 정전이 된다. (탈원전 여파로) 원자력이 없어서다. 우린 원전 갖고 있다. 전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전기는 충분하지만 전력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그것만 제대로 갖춰도 우린 경쟁력이 있다. 우린 다른 거 할 게 아니라 GPU(그래픽처리장치) 구해주고 전력을 준비하는 거다. 나머지는 민간이 해야지, (정치인 등) 우리가 뭘 아는가"라며 "우리가 아는 정도는, (업계에) 뭐가 필요한지 알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거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제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전부다. 괜히 폼 잡으면서 얘기하며 '엔비디아 30% 갖고 간다' 그러면 동네 창피한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3월5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사진>
아울러 "우리의 전력 정책에 있어서 RE100(적용)을 폐기해야 된다.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지금 이 대표나 민주당은 자꾸 풍력(발전)이니 뭐니 기후(가 맞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에 맞지 않다. 우리나라는 동서로 긴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는 '덕 커브(duck curve, 발전량과 전력 수요의 시간적 불균형 구간)'라고 해서 내내 발전되는 게 아니라 일정한 시간엔 안 된다. 제한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역설했다. 당 비상대책위원장 재임 때에 이어 RE100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태양광 등은) 송전선(로)의 문제도 있다"고도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도 거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유의 핵심은 이거라고 본다. 물가가 너무 높았다. 그런데 '우리는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라 있는 화석연료 다 캐서 그걸로 에너지값을 낮춰 물가를 잡겠다' 이 얘기가 먹힌 거다. (제가)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시대 추세가 그렇단 거다. 미국은 옛날에 문제(노심융융 사고)가 있었던 쓰리마일 섬 원전(TMI)도 다시 살리고 있지 않나. 우린 현실세계에 살고있다"고 했다.
이어 "현실 세계의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서, AI시대와 반도체 시대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전력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물론 신재생에너지는 산업 차원에서 당연히 '장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비중을 늘려 AI·반도체 시대를 준비한다는 건 허황된 소리다. 그래선 안 된다. 그래선 우리가 이 AX시대에 숟가락을 얹을 수 없다. 아직도 이 대표 그분이 RE100을 좋아하는데 아직도 RE100 얘기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 그거 지금 미국에서도 안 한다"면서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저서 공식 출간에 이어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념 연극 관람으로 공개행보를 재개했고, 이날 북콘서트까지 사실상 대권 시동을 걸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재명 민주당'의 29차례 탄핵소추를 모두 극단적 선례로 들며, 87년 체제와 유신헌법 잔재 탈피를 위한 개헌론을 폈다. 지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비윤(非윤석열) 주자로 출마해 34표(106명 의원 투표 중)를 얻은 김태호 의원을 비롯해 총 15명의 친한(親한동훈)계 현역의원이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6일 서울 신촌에서 연세대·고려대 등 8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인 '총학생회 공동포럼'이 주최하는 '2025 대학생 시국포럼'에서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에도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