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조건·요구사항 방대 영향
기업들 물밑서 신중한 저울질
사업참여계획서 5월까지 접수
기업들 물밑서 신중한 저울질
사업참여계획서 5월까지 접수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R&D)과 산업진흥의 구심점을 맡을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축사업 추진계획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사업자 평가와 관련 수요는 여전히 안갯속인 부분이 있다. 입찰에 앞서 연 설명회에 100개 넘는 곳이 몰렸지만 사업 조건과 요구사항이 방대하다 보니 기업들은 사업참여를 두고 물밑에서 신중한 저울질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을 위한 2차 사업설명회를 지난 7일 비공개로 개최했다. 지난달까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100여개 기업·기관들에 공모지침서를 발송하고, 사업참여계획서 작성방법 등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은 민간 컨소시엄 선정을 거쳐 공공 51%, 민간 49% 비율 합작투자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SPC 주도로 최대 2조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해 1엑사플롭스(EF) 이상 AI인프라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사업 부지는 비수도권이어야 하며, 민간에서 입지·부지와 전력 확보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공모지침서와 설명회 내용에 따르면, 센터는 비수도권에 둬야 한다. 다만 연내 서비스 조기 개시에 있어선 비수도권으로 제한하지 않으며 최소용량 등 제한요소도 없다. 민간 컨소 구성 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기업과 AI컴퓨팅 서비스 구축·운영기업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필수요건은 아니나 공공서비스를 하려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보유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참여도 사실상 요구된다.
멀티클라우드를 위해 복수의 클라우드·통신사 간 컨소 구성 시 우대한다. 다만 동일계열에서 통신사·클라우드사가 같이 있는 경우엔 복수로 인정치 않는다. 또, 새 데이터센터 시설을 건립한다면 건설협회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및 회사채 등급 A- 이상 건설업체도 컨소에 포함돼야 한다.
컨소의 대표법인은 국내에 본사를 두고 신용등급 A 이상인 기간통신사업자나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자가 맡는다. 컨소에 의향서를 낸 곳이 하나 이상 포함돼야 하나, 내지 않은 곳도 대표법인을 할 수 있다. 출자자별 최근 3년간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해외법인의 경우 감사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기업·재무현황을 제출해야 하는데, 컨소 내 모든 곳의 출자 참여가 요구되진 않는다.
공모지침서에선 컨소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AI반도체를 조합해 2030년까지 32비트 부동소수점(FP32) 기준 1EF(엑사플롭스) 이상 컴퓨팅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연도별 계획을 제시토록 돼있다. 국산AI반도체 비중을 2030년 전체의 50%까지 확대하기 위한 연도별 도입비율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로드맵도 요구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해외 GPU나 AI반도체를 활용할 경우 평가에서 우대한다. 또한, 센터 서비스 운영기한(2045년)까지의 AI컴퓨팅 및 부가서비스 중장기 제공계획과 신규 서비스 수요 발굴·활성화 방안도 제안토록 한다.
정부는 설명회에서 국산AI반도체 비중 또한 개수가 아니라 컴퓨팅용량(플롭스) 기준의 목표치로, 향후 추진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GPU 가격 등 하드웨어(HW) 변동요인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선, 불가피한 경우 SPC 이사회나 AI전략위원회 등을 통해 변경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다만 국내외 CSP와 비교해 합리적인 과금체계 및 가격정책을 공모 신청 시 제시하도록 한 것에 관해선, 정책적 목표가 R&D 접근성 등을 높이는 것인 만큼 민간 측에서 요금을 올리는 것에 제한을 둔다고 했다. 수요자에 따라 민간과 R&D에 가격정책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고, 요금체계를 변경하려면 특별위원회나 SPC 이사회를 통해야 한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기술성 및 정책 평가는 △재무건전성(60점) △공모신청자 구성(70점) △역할분담·협업체계(70점) △사업비 적절성(100점) △센터 부지(40점) △센터 건축·인프라(100점) △센터 전력(60점) △AI컴퓨팅 자원 확보·활용(하드웨어, 150점) △AI컴퓨팅 서비스 경쟁력(소프트웨어, 150점) △산업·연구계 지원방안(50점) △국산AI반도체 시장창출(50점) △핵심기술 R&D 성과 테스트베드(50점) △글로벌기업 협력방안(50점) 등 총 1000점으로 제시됐다. 정량평가는 재무건전성 하나로, 나머지는 모두 평가위원회의 정성평가로 점수가 매겨진다.평가위원회는 관련 분야별 전문가와 공공참여자 소속 공무원 또는 임직원으로 18인 이상 24인 이하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민간전문가 중에서 호선한다. 평가위의 심의·평가 결과 총 800점 미만을 받거나 13개 정성평가항목 중 미흡(양)이 하나라도 발생하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컨소는 투자대출심사 및 우선협상 완료 전까지 전력계통영향평가도 완료하는 게 요구된다.
정부는 사업참여계획서를 올 5월까지 접수할 예정이다. 평가요소별 배점에 대해서는 추후 AI컴퓨팅인프라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및 부처의견을 반영해 필요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SPC 설립을 위한 자본금은 최종 자본금은 4000억 내외로, 이를 위한 6년간 공공출자는 최대 2000억원이다. 정책금융을 통한 저리대출이 제공되긴 하나 부족한 자금은 민간에서 차입해야 한다.
공모지침서와 2차 설명회를 통해 사업의 많은 부분이 밝혀지긴 했으나, 불투명한 수요·수익성과 국산AI반도체 관련 부담 등이 해결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우대 가점에 있어서도 정성적으로 책정한다는 점 또한 일각에선 혼선을 우려한다. 사업의향서는 100여곳이 냈지만, 실제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IT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SPC 설립 자본금으로 올해 투입 가능한 예산이 210억원뿐이라, 초기 자본 출자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사업자 선정 시 유리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비수도권 요건과 자금력 등 때문에 통신사가 주축을 맡고 국내외 CSP 등과 컨소를 짜는 구도가 되겠지만, 실제로 얼마나 사업참여계획서를 내며 경쟁에 뛰어들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을 위한 2차 사업설명회를 지난 7일 비공개로 개최했다. 지난달까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100여개 기업·기관들에 공모지침서를 발송하고, 사업참여계획서 작성방법 등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은 민간 컨소시엄 선정을 거쳐 공공 51%, 민간 49% 비율 합작투자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SPC 주도로 최대 2조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해 1엑사플롭스(EF) 이상 AI인프라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사업 부지는 비수도권이어야 하며, 민간에서 입지·부지와 전력 확보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공모지침서와 설명회 내용에 따르면, 센터는 비수도권에 둬야 한다. 다만 연내 서비스 조기 개시에 있어선 비수도권으로 제한하지 않으며 최소용량 등 제한요소도 없다. 민간 컨소 구성 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기업과 AI컴퓨팅 서비스 구축·운영기업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필수요건은 아니나 공공서비스를 하려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보유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참여도 사실상 요구된다.
멀티클라우드를 위해 복수의 클라우드·통신사 간 컨소 구성 시 우대한다. 다만 동일계열에서 통신사·클라우드사가 같이 있는 경우엔 복수로 인정치 않는다. 또, 새 데이터센터 시설을 건립한다면 건설협회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및 회사채 등급 A- 이상 건설업체도 컨소에 포함돼야 한다.
컨소의 대표법인은 국내에 본사를 두고 신용등급 A 이상인 기간통신사업자나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자가 맡는다. 컨소에 의향서를 낸 곳이 하나 이상 포함돼야 하나, 내지 않은 곳도 대표법인을 할 수 있다. 출자자별 최근 3년간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해외법인의 경우 감사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기업·재무현황을 제출해야 하는데, 컨소 내 모든 곳의 출자 참여가 요구되진 않는다.
공모지침서에선 컨소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AI반도체를 조합해 2030년까지 32비트 부동소수점(FP32) 기준 1EF(엑사플롭스) 이상 컴퓨팅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연도별 계획을 제시토록 돼있다. 국산AI반도체 비중을 2030년 전체의 50%까지 확대하기 위한 연도별 도입비율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로드맵도 요구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해외 GPU나 AI반도체를 활용할 경우 평가에서 우대한다. 또한, 센터 서비스 운영기한(2045년)까지의 AI컴퓨팅 및 부가서비스 중장기 제공계획과 신규 서비스 수요 발굴·활성화 방안도 제안토록 한다.
정부는 설명회에서 국산AI반도체 비중 또한 개수가 아니라 컴퓨팅용량(플롭스) 기준의 목표치로, 향후 추진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GPU 가격 등 하드웨어(HW) 변동요인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선, 불가피한 경우 SPC 이사회나 AI전략위원회 등을 통해 변경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다만 국내외 CSP와 비교해 합리적인 과금체계 및 가격정책을 공모 신청 시 제시하도록 한 것에 관해선, 정책적 목표가 R&D 접근성 등을 높이는 것인 만큼 민간 측에서 요금을 올리는 것에 제한을 둔다고 했다. 수요자에 따라 민간과 R&D에 가격정책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고, 요금체계를 변경하려면 특별위원회나 SPC 이사회를 통해야 한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기술성 및 정책 평가는 △재무건전성(60점) △공모신청자 구성(70점) △역할분담·협업체계(70점) △사업비 적절성(100점) △센터 부지(40점) △센터 건축·인프라(100점) △센터 전력(60점) △AI컴퓨팅 자원 확보·활용(하드웨어, 150점) △AI컴퓨팅 서비스 경쟁력(소프트웨어, 150점) △산업·연구계 지원방안(50점) △국산AI반도체 시장창출(50점) △핵심기술 R&D 성과 테스트베드(50점) △글로벌기업 협력방안(50점) 등 총 1000점으로 제시됐다. 정량평가는 재무건전성 하나로, 나머지는 모두 평가위원회의 정성평가로 점수가 매겨진다.평가위원회는 관련 분야별 전문가와 공공참여자 소속 공무원 또는 임직원으로 18인 이상 24인 이하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민간전문가 중에서 호선한다. 평가위의 심의·평가 결과 총 800점 미만을 받거나 13개 정성평가항목 중 미흡(양)이 하나라도 발생하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컨소는 투자대출심사 및 우선협상 완료 전까지 전력계통영향평가도 완료하는 게 요구된다.
정부는 사업참여계획서를 올 5월까지 접수할 예정이다. 평가요소별 배점에 대해서는 추후 AI컴퓨팅인프라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및 부처의견을 반영해 필요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SPC 설립을 위한 자본금은 최종 자본금은 4000억 내외로, 이를 위한 6년간 공공출자는 최대 2000억원이다. 정책금융을 통한 저리대출이 제공되긴 하나 부족한 자금은 민간에서 차입해야 한다.
공모지침서와 2차 설명회를 통해 사업의 많은 부분이 밝혀지긴 했으나, 불투명한 수요·수익성과 국산AI반도체 관련 부담 등이 해결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우대 가점에 있어서도 정성적으로 책정한다는 점 또한 일각에선 혼선을 우려한다. 사업의향서는 100여곳이 냈지만, 실제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IT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SPC 설립 자본금으로 올해 투입 가능한 예산이 210억원뿐이라, 초기 자본 출자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사업자 선정 시 유리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비수도권 요건과 자금력 등 때문에 통신사가 주축을 맡고 국내외 CSP 등과 컨소를 짜는 구도가 되겠지만, 실제로 얼마나 사업참여계획서를 내며 경쟁에 뛰어들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