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다음 20년 주무대는 글로벌… 자산10조·글로벌 10대 IT서비스 도약하겠다"

입력: 2025-02-23 19:24 안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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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5조 돌파… 적극적 M&A로 시너지
블록체인 기술 결합한 금거래 플랫폼 '센골드' 등
디지털 혁신 이어 맞춤AI 서비스 개발에도 집중
신사옥 통해 '원 아이티센' 구현… 해외진출 박차

[POWER COMPANY] "다음 20년 주무대는 글로벌… 자산10조·글로벌 10대 IT서비스 도약하겠다"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 이슬기기자 9904sul@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통하는 IT서비스 사업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20년간 국내에서 쌓은 IT서비스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20년, 글로벌에서 또다른 스토리를 써 나가겠습니다."

경기 과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아이티센타워에서 만난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은 "IT서비스 시장 업황과 내부 경쟁력이 동시에 좋아지면서 실적이 계속 우상향 중"이라면서 "재작년에 좋았고 작년도 매우 좋았는데 올해는 더 좋아질 것 같다. 불과 2025년 1·4분기의 절반이 지났는데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국내 IT산업에서 아이티센은 독특한 색깔과 정체성을 가진 기업이다.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IT서비스 전문 계열사를 하나씩 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티센은 비빌 언덕 없이 '나홀로 창업'에 도전해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참여 금지가 법제화되면서 지난 10년여간 공공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여기에다 특유의 인수합병(M&A) DNA를 바탕으로 콤텍시스템, 쌍용정보통신, LG히다찌 등 전통의 중견 IT기업들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대기업 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IT서비스 기업들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다.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 이슬기기자 9904sul@

◇IT서비스 20년… IT 매출 1.3조로 성장

20년의 역사가 쌓이면서 아이티센은 국내외 하드웨어와 SW, 클라우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아우르는 유통·서비스 공급 구조를 갖췄다. 공공과 금융·기업 시장을 오가는 IT서비스를 제공하며 초기 공공 중심이던 사업구조도 다각화했다. 건설 전사자원관리(ERP)부터 보안, 스포츠 서비스형SW(SaaS), 웹3, 데이터 플랫폼 등 자체 솔루션을 갖추고, 금거래와 디지털자산 거래사업도 펼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타트업·벤처 투자·육성도 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매출 4조9600억원을 달성한 아이티센그룹은 비연결 관계사까지 포함할 경우 총매출이 5조를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IT 매출은 IT서비스 1조2000억원, 센골드, 금방금방 등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1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M&A와 자산화 전략으로 성장·내실 '함께'

"어떤 매직이 통했기에 불황을 모르는 성장을 구가하느냐"는 질문에 강 회장은 "인수합병한 관계사들 간에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 적극적인 M&A를 이어왔고, 이후 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며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룹 내 협업을 핵심성과지표(KPI)로 설정하고, 이를 체득하며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인수합병으로 인해 드는 비용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했는데 그런 비용이 줄어들고,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사업구조가 좋아졌다"면서 "여기에 국내 IT서비스 산업 구조가 개선되고,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센그룹은 M&A를 통해 금융·공공·클라우드·AI 등으로 시장을 넓히면서 솔루션·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비교적 단기간에 투텁게 만들었다. 자칫 양적 팽창에 치우치지 않도록 내실도 다졌다.

강 회장은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을 위한 M&A를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산화'"라면서 "IT 서비스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자산화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잘 하는 시장에 집중… SaaS로 생산성 UP

아이티센그룹에 클라우드와 AI는 새로운 시장 기회일 뿐 아니라 사업의 방식과 구조,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실제로 맞춤형 IT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을 넘어 표준화된 SaaS 비중을 높이며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완성해가고 있다. 강 회장은 "클라우드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로우코드 툴 등 다양한 방법론과 솔루션이 도입되며 IT서비스 분야의 개발 생산성과 유연성이 높아졌고, 공공 외 금융, 기업 시장을 개척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올해 IT서비스 관련 매출 목표 중 공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 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 기업 등 고객의 SI사업을 통해 구축한 개발 산출물을 표준화, 솔루션화해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SasS가 보편화된 덕분에 이전에 진입하지 못한 다양한 산업 분야나 새로운 국가로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바뀌거나 새로운 고객에게 서비스할 때도 필요에 따라 일부만 수정해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탄력성과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은 이전에 수백억원에 달했던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분야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티센그룹은 다양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운영하며, 고도화해 온 스포츠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서비스함으로써 자산 재활용 구조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체육회의 경우, 과거에는 구축 비용 때문에 대회종합정보시스템을 도입할 엄두도 낼 수 없었지만, 지난해 자국내 스포츠대회 2개를 아이티센그룹의스포츠 SaaS를 활용해 치렀다. 2025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SEA게임(Southeast Asian Games),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도 SaaS를 활용해 참여할 예정이다.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 이슬기기자 9904sul@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금융 판도 바꾸겠다"

아이티센그룹은 단순히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것을 넘어, 그간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고객의 업무와 서비스를 디지털화한 경험이 미래 금융을 재정의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집약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금거래소 인수를 통해 선보인 '센골드' 플랫폼이다. 센골드는 블록체인과 금융 IT 기술을 결합해 금, 은, 구리, 니켈, 주석 등 전통 자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소액으로 귀금속이나 희귀금속에 투자하고, 실물 자산을 인출하거나 시세에 따라 매도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거래 방식을 혁신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센골드는 지난해 118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강 회장은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IT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산업 분야를 찾아 우리가 직접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금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웹3.0 시대에는 개인이 가진 자산, 정보 등 모든 것을 디지털화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탈중앙화 플랫폼을 통해 안전자산인 금을 유동화하면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과 관련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STO 관련 법안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아이티센그룹은 유관 산업에서 선두주자임을 강조했다.

아이티센그룹은 현재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의 주요 주주사로, 그동안 운영해온 센골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플랫폼인 '비단'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고 있다. 올해는 정식버전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원자재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거래를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자산거래 생태계 및 거래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슈퍼블록, 비인크립토, 서틱 등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있다.

강 회장은 "수익성 위주의 IT사업부문 성장과, 웹3.0 금거래 플랫폼 사업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2024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플랫폼 정식 오픈, 웹3.0 등 신성장사업의 결실이 하나씩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주력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클라우드 시장 변화에 걸맞은 서비스 개발과 비즈니스 전환을 신속하게 실행해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 이러한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중심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안전하고 투명하게 자산을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서초구 아이티센그룹 전산센터 전경. 아이티센 제공

◇AI 인프라부터 데이터까지 맞춤 지원

AI도 중요한 기회다. 아이티센은 AI를 단순한 연구 대상으로 보지 않고, 고객의 업무 혁신과 자사 개발 혁신에 직접 적용하는 실전형 AI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연구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기보다는, 자사 역량 강화와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며 AI 시대의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이 자체 개발한 '인텔리센 코드'는 고객의 업무 프로세스와 기존 소스코드를 심층 분석해, 스스로 학습하며 점차 똑똑해지는 AI 기반 코딩툴이다. 이 도구를 통해 개발자들의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코드 오류를 신속하게 검출해 수정할 수 있게 해, 과거 개발자 간 실력 차이나 프리랜서 이탈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 문제를 크게 개선했다. 이로 인해 개발 생산성과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됐으며, 프로젝트 일정의 안정성과 완성도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은 각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개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텔리센 코드'를 비롯한 표준화된 개발 방법론과 통합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아이티센씨티에스(현콤텍시스템)는 AI 인프라, 아이티센엔텍(구 쌍용정보통신)은 AI 프로젝트 수행, 인포유앤컴퍼니는 AI와 데이터를 연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계열사 간의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강 회장은 "우리는 AI로 완전무장을 마쳤으며, 다양한 기업군과 상생·협업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AI 활용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AI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우리 산업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과천 아이티센타워 전경. 아이티센 제공

◇새로운 20년의 출발…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

아이티센그룹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사옥부터 CI, 관계사 사명까지 전반을 정돈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서초구, 강남구, 영등포구 등지에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작년 말 과천 신사옥으로 모았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담은 새로운 CI를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술'(Inspire with Technology)이란 그룹 슬로건도 새롭게 설정했다. 이는 아이티센그룹의 근간이 되는 IT의 워딩을 새롭게 해석한 것으로 기술, 사람, 기업 간 새로운 연결 속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미래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기업의 철학이 반영됐다.

강 회장은 "신사옥 입주를 통해 그룹의 인적·물적 자원이 한곳에 모임으로써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원 아이티센'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그 일환으로 주요 법인들의 사명도 통일감 있게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센은 아이티센글로벌, 콤텍시스템은 아이티센씨티에스, 쌍용정보통신은 아이티센엔텍, 시큐센은 아이티센피엔에스, 굿센은 아이티센코어, 클로잇은 아이티센클로잇으로 바뀐다.

지난해 11월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왼쪽 아홉번째)과 주요 임원진, 직원 대표들이 아이티센타워 입주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티센 제공

◇글로벌 IT서비스 10위권 진입이 목표

강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IT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세상의 모든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갖춘 만큼, 향후 20년은 해외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티센그룹은 현재 일본에서 IT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센서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미 1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전통 산업과 IT가 결합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최근에는 스마트 센서 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모니터링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사업 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미국은 웹3.0, AI,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이 활발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친 블록체인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강 회장은 "낙후된 전통산업에 IT를 입히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IT와 전통산업 양쪽에서 M&A 후보 기업을 여럿 보고 있다"면서 "한국금거래소 인수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전통산업 분야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키우는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IT서비스 산업은 어마어마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룹의 배경 없이 글로벌에서 성공하는 기록을 쓰겠다"며 "꾸준한 M&A와 신사업 확장을 통해 아이티센그룹을 2028년까지 자산 5조, 2030년까지 자산 10조 규모의 대기업이자 글로벌 10위권 안에 드는 IT서비스 전문 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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