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 뇌사 진단 환자에 이식 결과 공개
돼지 간 이식은 최초..이종 장기이식 가교 가능성
중국 연구진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간을 뇌사자에게 이식해 10일 간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해 주목된다.
린 왕 중국 시안 제4군 의과대학 교수팀은 사람에게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6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바마 미니 돼지 간을 뇌사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이식한 뒤 10일 간 임상시험 결과를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간을 사람에게 이식하고 검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돼지의 신장과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 사례는 있었다.
간 이식은 말기 간 질환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간 이식을 위한 기증이 환자에 크게 못 미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과 생리적 기능과 장기 크기가 비슷한 돼지의 유전자를 사람에게 이식 시 거부 반응 없이 변형해 생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간은 다른 장기에 비해 복잡한 기능을 가져 사람에게 이식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초급성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사람 형질 전환 유전자를 삽입하는 등 유전자 6개를 조작한 바마 미니 돼지의 간을 뇌사자에게 이식하고, 10일 간 이식된 간의 기능과 혈류, 면역 및 염증 반응 등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간문맥을 연결하고 2시간이 지나 후부터 돼지 간에서 담즙과 알부민이 생성됐고, 수술 이후 양이 증가하기 시작해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 간의 혈류 속도도 안정적이었고, 혈소판 수치도 수술 직후 감소했다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 거부 반응 징후는 없었고, 면역 반응은 면역 억제제로 조절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뇌사자 가족의 요청으로 수술 후 10일째에 관찰을 중단했고, 10일 동안 이식된 돼지 간은 정상기능을 유지했다.
왕 교수는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이 인체에서 생존하고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간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를 위한 징검다리 요법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