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꺼지지 않는 산불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까지 위협하자, 산림당국이 지리산권역 산불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7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26일) 오후 산불이 바람을 타고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안으로도 불길이 번졌다. 지리산국립공원 내 산불 진화 작업은 강풍과 험준한 산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리산 권역 안으로 옮겨붙은 화재 규모는 30~40㏊ 규모로 산청·하동 전체 산불영향 구역(1720㏊)과 비교하면 피해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 민가와 탐방로가 없는 구역으로 인명 피해 우려도 적은 상황이다. 불이 난 지점은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약 8.5㎞ 떨어진 곳으로 해발 960ｍ에 달하는 높은 산봉우리가 있다. 경사가 가파르고 절벽과 계곡이 많으면서 불이 난 현장까지 인력 투입이 쉽지 않았다. 낙엽이 30㎝ 이상 쌓인 곳도 많아 진화 작업 중 발을 헛디디면 부상자가 발생할 우려도 컸다.
이날 짙은 연무로 현장 투입이 불발돼 산불 진화에 애를 먹기도 했다. 담수 용량이 8000ℓ에 달하는 치누크(CH-47) 기종을 포함해 주한미군 헬기 4대와 우리 군 헬기 4대 등 총 8대의 군 헬기를 준비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산림당국은 야간에는 국립공원 직원 등 야간 비상근무 인원을 투입해 확산 여부를 감시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제1호 국립공원을 지켜내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산림청과 소방청,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진화헬기 및 전문인력, 방화선 구축을 위한 장비도 총동원하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직원이 지난 26일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서 잔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사무소 제공/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