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보복에 보복 부를 것
韓 농산물 시장·약가 등 지적
"경제위축 대비 규제 개혁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지구촌 전체가 전운에 휩싸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무역 흑자가 큰 교역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겨누고 있는 만큼, 대미 무역흑자 8위인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시작으로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질 수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 등으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해방의 날'을 선언하고, 전 세계 대부분 국가를 상대로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장벽을 두루 감안해서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이어 다음날인 3일 0시 1분부터 지난달 26일 발표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와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 하루 뒤인 4일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했다가 두 차례에 걸쳐 유예한 25% 관세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내용에 대해 "어쩌면 내일 밤 또는 아마 수요일(2일)에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국가가 (미국을 상대로) 돈을 왕창 벌지는 않았지만 거의 모두가 그랬다"며 원칙적으로 예외가 없음을 시사했다.
여기에는 한국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111억3000만달러로 역대 3월 대미 수출액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대미 흑자액도 늘었다. 대미 무역수지는 5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디지털무역, 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약 가격 등을 거론했다.
미국 업계에서는 한국의 불공정 무역사례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약값 책정 문제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꼽으며 미국 정부에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품목별 관세가 겹치게 되면 한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까지 겹치면 두 관세율을 합치는 방식이 유력시되고 있으면서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문제다. 지난해 대미 수출 품목 1위가 자동차인 만큼 업계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부메랑이 돼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상호관세에 각국이 보복관세로 맞서면 글로벌 경제에 1조4000억달러(2000조원) 규모의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영국 애스턴대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중국이나 북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 관세 타겟이 우리나라 보다는 중국일 것 같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우리나라만 봐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보니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USTR 보고서를 보면 농산품 등을 비관세 무역 장벽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 FT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경쟁국에 비해 덜 내주는 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제언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상호관세 대응을 위해 미리 사인이나 액션을 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세로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점을 감안해 대외 경쟁에서 버틸 수 있도록 규제와 조세를 풀어주는 방안을 좀 더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 결국 T-Day… 글로벌 관세전쟁 `폭발`](//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0102109902032006[1].jpg "[기획] 결국 T-Day… 글로벌 관세전쟁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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