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의료용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일본 B2B(기업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전자는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B2B 분야의 한 축으로 의료용 모니터를 낙점하고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에 일본 시장도 공략해 '글로벌 톱3'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의료기기 시장은 워낙 보수적인데다 특히 일본은 자국 제품에 대한 애착이 강한데, LG전자는 기술로 이 같은 장벽을 뚫어낸다는 의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1~1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 메디컬 화상 기술 전시회(ITEM) 2025'에 참가해 진단·수술·임상용 등의 의료용 모니터 9개종을 선보였다.
이 전시는 일본 의료학계와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하는 메디컬 전문 전시회다. LG전자 외에는 필립스재팬, 후지필름메디컬, GE헬스케어재팬, 시마즈제작소 등 거의 일본 업체들 위주로 140여곳이 부스를 꾸렸다.
LG전자는 현재 14종의 의료용 모니터 라인업을 갖췄으며, 이번 ITEM 2025에서는 수술용 미니 LED 모니터, 맘모그래피(유방촬영영상) 특화 진단용 모니터 등을 공개했다.
의료용 모니터는 국가별 의료기기 규격, 의료용 영상 표시 규격인 '다이콤 파트 14' 등을 충족하는 높은 화질 정확도와 신뢰성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자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내시경 등으로 획득한 이미지를 확인할 때 의료용 모니터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하고 있어 시장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따르면 글로벌 의료용 모니터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의료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 방식으로 의료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16년 의료용 모니터 사업에 첫 진출한 후 B2B 사업군의 한 축으로 낙점했다. LG전자는 2029년까지 글로벌 의료용 모니터 시장에서 '톱3'를 목표로 세웠으며 현재 북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 서계 50여개국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의료용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음파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한 '빔웍스'와는 AI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AI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LG전자는 의료용 모니터를 포함해 다양한 의료기기 사업에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일환으로 헬스케어 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는 미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자사의 의료용 솔루션을 경험하는 'LA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에는 간호, 회의실, 엑스레이 검사실, 입원실 등 다양한 병원 공간을 꾸리고 메디컬 모니터,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등의 의료 솔루션을 전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의료용 모니터 외에도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병원 특화 AI 클로이 로봇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ITEM 2025는 의료용 모니터 장비계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라며 "전문 의료용 장비, 모니터 등에 관심도가 높은 고객들에게 우리의 혁신 제품을 소개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