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위반 1%, 전체 위반 건 중 11.3%
사고율 일반 위반자의 3.5배 달해
사고율 일반 위반자의 3.5배 달해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무인단속 상습 위반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인단속 장비를 통한 교통법규 위반 적발 인원은 1400만명에 달했다. 이 중 16만7000명은 과태료 처분 15회 이상의 상습 위반자였다. 이는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0.5%, 전체 교통법규 위반자의 1.1%에 불과한 수치였다. 그러나 상습 위반자에 대한 단속 건수는 418만건을 넘으며 이 기간 전체 무인단속 건수(약 3728만건)의 11.3%를 차지했다.
상습 위반자일수록 사고를 발생시키는 확률도 높았다. 상습 위반자가 발생시킨 사고 건수는 1만6004건으로 사고발생률은 9.6%에 육박했다. 일반 위반자의 사고율(2.7%)과 비교해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습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소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6.6%는 상습적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상습 위반자로 규정해 비상습 위반자와 다르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상습 위반자에 대한 누진 처벌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도 74.6%였다.
호주·일본 등 해외에서는 무인단속 장비를 통해 단속이 돼도 경찰단속과 같이 범칙금 및 벌점 등 처분을 받는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5년간 15회 이상의 위반을 상습 위반자(Habitual Traffic Offender)로 규정해 5년간 운전면허를 취소시키는 등 엄격한 행정 처분을 내린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운전자는 과태료 납부로 벌점을 회피할 수 있다. 무인단속에 의해 적발될 때 위반 차량 소유자에게 위반 사실 확인 통지서가 송달돼 통지서를 받은 차주는 범칙금과 벌점을 받을 지, 1만원이 추가된 과태료를 받을 지를 결정할 수 있다. 반면 동일한 법규 위반으로 경찰의 직접 단속에 의해 적발된다면 범칙금과 벌점이 병과되고 벌점이 누적될 경우 면허정지· 취소 등의 행정적 처분을 받는다.
최관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무인단속 장비로 적발 시 대다수는 벌점이 없는 과태료를 선택하게 돼 처벌의 형평성 문제에서 나아가 법 집행 효과까지도 의문 시 될 우려가 있다"며 "상습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과태료 누진제를 도입해 신호위반과 과속으로 1년간 3회 이상 적발된 경우 위반 횟수별 과태료 금액을 가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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