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캐스퍼 일렉트릭(사진·수출명 인스터)이 소형 전기차 붐을 타고 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좁은 도로, 합리적인 소비 성향으로 소형차의 인기가 높은 유럽과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올 1분기 1만1836대가 수출됐다. 수출 초창기인 직전 분기(8646대) 대비 36.9% 늘어난 수치로,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가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 전기차(2만5740대)의 46%에 해당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와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HLI그린파워가 생산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기준 315㎞에 달하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테슬라나 BYD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가성비를 갖춘 차로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특히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체 수출량의 38.2%인 4518대가 유럽에서 판매됐다. 유럽은 연간 400만대 규모의 소형차 시장으로, 도로가 좁고 골목이 많아 소형차의 인기가 높다. 게다가 합리적인 소비 성향이 강해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차 구매에도 긍정적이다.
유럽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일본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초도 물량 36대가 이미 선적됐으며, 사전예약대수는 300대가량으로 알려졌다.
캐스퍼 일렉트릭 위탁생산 업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가 밝힌 캐스퍼 일렉트릭의 올해 일본 판매목표는 780대다. 작년 현대차 일본 총 판매량이 607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판매 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나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GGM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올해 목표 수출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늘어난 4만2900대로 잡았다.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 전기차 대수는 약 12만대로,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면 현대차 전기차 올 한 해 수출 물량의 4분의 1가량을 캐스퍼 일렉트릭이 차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소형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지며 경쟁모델이 대거 등장하고 있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그중에서도 가성비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며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성비 전기차로 유명한 중국 BYD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심지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임주희기자 ju2@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