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법 리스크와 '이재명 포비아' 해소할 과제
9부능선 넘어 정상에 서려면 '국민통합' 선언해야
9부능선 넘어 정상에 서려면 '국민통합' 선언해야
![[권순욱 칼럼] 이재명이 `통합 대통령` 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2202100258056001[1].jpg "[권순욱 칼럼] 이재명이 `통합 대통령` 되려면")
2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의 지지율은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18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38%를 기록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NBS 조사결과에서 전주 32%에서 무려 7%포인트나 상승한 3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의 격차로 압도했다.
대세론에 접어든 이 후보는 자신감을 얻은 표정이 역력하다. 그동안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상법개정안의 경우 이전보다 더 강화된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의 현재 상황만 놓고보면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로 인식할 수 있다.
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현 상태로는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극심한 반발과 국가 분열을 피할 방법은 없다.
우선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다. 이 후보 본인이야 '정치검찰의 조작과 탄압'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나름대로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다. 헌법에 근거한 사법시스템을 불신하는 대통령은 존재할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이 후보의 범죄혐의는 사법시스템 속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이 후보의 억울함도 마찬가지다.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진행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증명한다. 이 후보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게 대한민국 헌법에 근거한 법치주의 시스템이다.
이 후보의 출마 자체를 반대하거나, 이 후보의 당선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이 후보의 범죄혐의를 거론하기도 한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이 중지될 것인지, 계속될 것인지 논란이다. 이 후보는 이미 "재판 중지가 다수설"이라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다수설인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6·3 조기대선에서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법원이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이 후보는 사법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선언을 미리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이 후보를 반대하는 유권자들도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결정이 나오더라도 따라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무엇보다 정치보복 우려다. 주지하다시피 이 후보와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부터 치열하게 싸웠다. 그 싸움은 계속 이어져 압도적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의 입법권 행사, 이에 맞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가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윤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다. 경쟁자였던 이 후보는 조기대선이라는 행운을 얻어 대통령 당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극단적인 대결 정치의 상징이 되었다. 이 후보의 당선을 두려워하는 많은 유권자들은 이 후보와 윤 전 대통령의 싸움이 끝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갈등과 분열의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을 우려한다.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바로 그날부터 불복에 나서겠다는 사람들도 즐비하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부터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퇴진운동을 펼쳤던 풍경이 재연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에 불행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없다. 전두환(12대), 노태우(13대), 이명박(17대), 박근혜(18대), 윤석열(20대) 등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이 감옥에 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16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영삼(14대), 김대중(15대) 전 대통령은 아들들이 감옥에 갔다. 본인이 온전한 대통령은 문재인(19대) 전 대통령 한 명 밖에 없다. 이 비극적인 운명을 피해갈 대통령이 존재할 수 있을지 염려되는 이유다. 이는 또한 대한민국의 비극이기도 하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9부 능선은 9부 능선일 뿐 정상이 아니다. 이 후보가 부족한 2%를 채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민통합' 선언이 필요하다.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이재명 포비아'를 해소할 책임이 있다. 그래야 이 후보의 목표가 다가올 것이다.
이 후보의 '국민통합 대통령' 선언은 부족한 2%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택은 이 후보 몫이다.
권순욱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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