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2차 피해 등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자, 금융당국이 비상대응회의를 소집했다.
금융위원회는 30일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각 금융협회 등이 참여하는 비상대응회의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SKT 유심 복제 등을 통한 부정 금융 거래를 비롯한 2차 피해 우려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금융권 상황을 모니터링 중으로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등 필요할 경우 즉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4일 금융권에 '이동통신사 유심 해킹사고 관련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금융회사에 이상금융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금융 서비스 중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문자메시지 인증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경우에는 인증수단을 추가하라고 했다. 또 기기 정보를 수집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은 기기 정보 변경 고객에 대한 추가 인증이나 이상금융거래탐지(FDS)를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금융사는 이후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대체 인증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SKT 문자 인증을 일시 중단한 곳도 있다.
금융당국은 해킹 관련 금융 사고 신고센터를 통해 SKT 해킹과 관련된 금융 사고 피해를 접수 중으로, 비상대응반 설치·운영을 통해 소비자 피해 예방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금융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금융기관의 비대면 계좌 개설과 대출 실행을 일괄 차단하는 '비대면 계좌개설·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에 가입해 본인도 모르게 발생하는 부정금융 거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SKT 해킹 사고 이후 일주일(22~28일)간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차단은 약 35만명, 여신거래 안심차단은 약 45만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청인원 중 40대 이하 비중은 약 22%에서 65%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유의사항 안내와 필요한 조치를 따라 주시길 바란다"며 "이런 상황을 악용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서울 시내 한 SKT T월드 매장 앞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