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30일 충북 오창 분원에서 영장류 실험이 가능한 '동물생물안전 3등급(ABL3) 시설' 증축을 위한 기공식을 했다고 밝혔다.
증축되는 영장류 ABL3 시설은 연면적 770㎡ 규모로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이 시설은 코로나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발생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 시 신속한 전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국가 전략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미생물학, 면역학, 병리학 분야의 실험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 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시간과 생물학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감염된 영장류를 희생하지 않고 장기 및 조직의 병리학적 변화를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장비도 새롭게 도입된다.
병리 손상과 면역반응 변화, 감염확산 양상 등을 비침습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팬데믹 발생 시 백신과 치료제 효능을 보다 빠르게 평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명연은 기대했다.
앞서 생명연은 2015년 국내 최초로 영장류 ABL3 연구시설을 247㎡ 규모로 구축했으나, 국내 산학연 연구개발 수요에 신속 대응하지 못해 연구시설 증축을 추진해 왔다.
사람과 생리적으로 유사한 영장류를 이용한 감염모델 실험은 후보물질의 실제 효과를 예측하는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위험병원체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안전성이 확보된 ABL3 시설에서만 가능했다. 생명연은 2020년 ABL3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을 실험할 수 있는 영장류 감염모델을 개발하고,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치료제, 백신 개발을 위한 전임상시험을 지원했다.
권석윤 생명연 원장은 "이번 ABL3 시설 증축은 미래 감염병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바이오 연구개발 생태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 역량을 높이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영장류 실험의 자립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철 생명연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새롭게 구축된 영장류 ABL3 시설은 미지의 감염병인 'Disease X'에 대비하고 국가 바이오 주권을 확보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권석윤(왼쪽 여섯번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30일 충북 오창분원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 영장류 ABL3 시설 증축 기공식에서 시삽하고 있다. 생명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