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수입한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오는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도 관세 부담을 호소하자 이를 일부 받아들여 관세를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포고문에는 미국에서 완성차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사실상 25%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줄이며, 다음 해에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줄이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지난 3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모든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합산해 그 금액의 3.75%(부품 15%에 관세율 25%를 적용)를 부품 관세를 상쇄하는데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3.75%는 첫해에만 해당하며, 2026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는 2.5%로 적용된다. 이후 관세 완화 조치는 폐지될 예정이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그간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에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호소해 이번 조치를 시행한다면서 "2년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사들에게 관세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대신 미국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물었고, ㅈ조사들은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 확대, 생산라인 증설, 신규 공장 등을 약속했다고 고위당국자는 덧붙였다.
또 자동차 업계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동차 부품의 15%는 미국에서 조달할 수 없기에 이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미국에서 완성했으며, 국내 부품 비중이 85% 이상인 모든 자동차는 어떤 관세도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제조하는 모든 자동차에 해당하며, 국내 업체뿐 아니라 외국 업체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들(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처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부품 관세를 다른 품목별 관세와 중첩 부과하지 않기로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 행정명령에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고한 관세, 알루미늄 관세, 철강 관세는 중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정 제품이 두 개 이상의 관세에 해당할 경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가장 우선해서 적용하고, 그다음에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상황에 따라 서로 중첩할 수 있게 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는 행정명령에 명시하지 않는 관세와는 중첩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자동차 관세와 대(對) 중국 관세는 합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