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30일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한 전주지검 검사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결론을 정해놓은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공수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목표는 정치탄압뿐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검사들을 직권남용 및 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전주지검장을 지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영진 현 전주지검장 및 수사를 담당한 전주지검 검사들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을 고발하는 것은 정당한 방어권 행사이자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당연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지난 24일 전주지검이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긴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그가 실소유한 태국계 법인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서 모 씨가 전무이사로 취업한 경위 등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서 씨가 게임회사에 근무하는 등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없는데도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입사한 것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중진공 이사장 자리와 항공사 채용 과정 사이에 대가성을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 하고,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와 사위였던 서 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와 관련된 수사는 애초부터 전임 대통령과 그 가족, 관련자들을 괴롭히고 모욕을 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결론을 정해 놓은 짜 맞추기 수사였다"면서 "수십 명을 소환하고, 수십 곳을 압수수색을 했는데도 정작 문 전 대통령 입장은 한 번도 듣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조차 갖추지 않은 벼락 기소를 어떻게 검찰권 남용이라 하지 않을 수 있나"라면서 "검찰 수사는 강압적이고 위법적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 사위의 노모를 스토킹에 가까운 조사로 괴롭혔던 것은 물론, 전반적인 수사 과정에서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위반했다"면서 "검찰의 무도한 정치탄압을 묵과할 수 없다. 국민 앞에, 역사의 심판대 앞에 검찰의 무도한 정치 보복과 권한 남용이 반드시 밝혀지고 끝까지 책임을 묻도록 공수처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즉시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김영진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문재인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30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공수처에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