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 국가·시도 관리 확대
'빈집愛'서 매물정보 제공·빈집 활용 민박업 허용"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가속화로 전국의 빈집이 13만호를 넘어서자 정부가 국가 차원의 관리에 나선다.
지난해 말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정조사 결과 전국의 빈집은 13만40009호로 파악됐다. 이 중 42.7%인 5만7223호가 89개 인구감소지역에 있다. 정부는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빈집 발생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판단. 법정부 차원의 빈집 관리 계획을 1일 내놓았다.
먼저 시군구에 맡겨졌던 빈집 관리 책무가 국가와 시도에도 부여되고, '빈집애(愛)' 플랫폼을 활용해 관리 현황과 거래 매물 정보 등을 제공하는 등 빈집 관리가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방치돼 흉물화돼가는 인구소멸지역의 한 빈집. [연합뉴스]
정부는 빈집 정비를 체계화하기 위해 '농어촌빈집정비특별법'과 '빈건축물정비특별법' 제정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빈집 관리를 국가와 시도, 시군구, 소유자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하고 농어촌과 도시 간 관리 기준을 일원화한다. 그동안 빈집 관리를 시군구에 맡겨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전국 빈집 관리와 정보제공을 위한 빈집애 플랫폼을 고도화한다. 지난달 전국 빈집 현황과 정비사례 정보 등을 1단계로 제공한데 이어 올해 말까지 2단계로 △빈집 매물 공개 △지자체 업무시스템 고도화 △빈집 예측·분석 시스템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재정지원을 늘려 지방소멸대응기금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국비사업 등을 활용해 빈집을 주거·창업 등 지역 수요에 맞는 공간으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제'로 모인 기부금을 빈집 정비사업을 기획·운영하는데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공공 출자 법인이 빈집을 매입·철거·활용하는 개념의 '빈집 허브'를 2026년 중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생활인구, 귀농어·귀촌 예정자, 청년 등을 위한 주거·업무·문화 공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 구상이다.
빈집 업무 주체인 시군구 지자체의 정비 역량도 강화한다. 도시·농어촌 부서 간 이원화된 빈집관리 업무체계를 통합하도록 참고 조례안을 수립하고, 인구감소지역 등 보다 적극적인 빈집 정비가 필요한 시군구에는 빈집 전담 부서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시군구 업무 담당자의 빈집 업무절차를 간소화한다. 주소 기반으로 빈집 재산세 납부자를 확인해 빈집 소유자를 신속하게 파악하도록 지방세납세 정보와 행정정보 공동이용 연계를 확대한다. 정부는 또 빈집 철거 이후 세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거 후 토지 공공활용 시 재산세 부담완화 적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공공활용 기간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간의 빈집 활용이 활성화되도록 농어촌지역 내 빈집을 활용한 '농어촌 빈집재생민박업'을 신설하고, 빈집 소유자 대신 빈집을 관리·운영하는 '빈집관리업'을 신설할 계획이다.
빈집 주변의 생활안전 확보에도 나선다. 당장 철거·활용이 어려운 빈집 밀집 구역은 범죄예방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등 지자체, 자치경찰 등과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국가 차원의 빈집 관리 시작점으로 보고, 관련 제도개선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주기적으로 추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발표하는 국토부의 '빈건축물 정비 활성화 방안'을 시작으로 종합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예정이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함께 제도개선과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지역주민분들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