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스코 제치고 재계 순위 5위 복귀
농협, GS넘어 재계 9위로
아시아나 합병 대한항공동 약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상위 대기업으로 다시 지정됐다. 빗썸도 처음으로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의 덩치(자산)가 커진 때문이다.
롯데는 포스코를 제치고 5대 그룹에 재진입했다. 농협도 GS를 제치고 9위 대기업이 됐다. 방산과 해운업 중심 그룹은 순위가 오른 반면, 보험그룹은 순위가 내려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공시집단)은 92개로 지난해보다 4개 늘어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상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 규제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라 불리는 공시집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전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지정해 통지한다. 92개 공시집단에 소속된 총 회사 수는 3301개로 작년보다 17개 줄어들었다. 공시집단 중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11조6000억원)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상출집단)은 46개로 작년보다 2개 줄었다. 상출집단은 '상위 대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선 10대 그룹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농협, GS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자산 589조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SK(363조원), 현대자동차(307조원), LG(186조원)가 뒤를 이으며 4대 그룹을 형성했다.
롯데는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하면서, 철강업 업황 악화 영향을 받은 포스코를 제치고 5위를 탈환했다.
GS는 10위로 한 계단 내려서며 농협과 순위를 바꿨다. GS는 유가 하락으로 관련 계열사 자산이 감소했지만,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에 따라 자산이 증가했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공시집단이었는데 올해는 36위로 17계단 상승해 상출집단에 올라섰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상위 대기업에 복귀한 것이다. 빗썸은 재계 90위로 처음으로 대기업 문턱을 넘어섰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돼 고객 예치금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방위산업회사를 계열사로 둔 회사도 덩치를 키웠다. LIG(69위)는 처음으로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다. 한화(7위)와 한국항공우주산업(62위)도 자산이 늘었다.
운임 인상과 환율 상승에 이은 표시통화 환산이익 발생 등으로 자동차 운송 사업도 약진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91위로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해운업을 하는 HMM(20→17위)·장금상선(38→32위)도 순위가 올랐다.
반면, 보험 그룹의 순위는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부채가 증가(자본 감소)한 탓이다. DB (35→40위)·교보생명(39→47위)·현대해상화재(68→81위)의 자산이 감소하고 순위가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자본이 줄어 8계단 떨어진 55위를 기록했다. 태영은 워크아웃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자산이 감소해 10계단 아래인 52위로 떨어졌다. 교보생명·에코프로·태영은 자산이 11조6000억원 이하로 떨어져 상출집단에서 공시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대형 인수·합병(M&A)도 순위 변동의 요인이었다.
한진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완료해 자산이 19조1000억원 늘어 순위가 14위에서 12위로 올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도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11조1000억원 늘어 22계단 뛰어오른 27위가 됐다. 상출집단으로도 지정됐다. 사조 역시 인수에 따른 자산 증가로 88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공시집단에 지정됐다.한편, 지난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하여 지정된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올해도 시행령상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해 자연인이 아닌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하여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