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치·후보·선거도 법 위에 있지 않아"
2007년 대선 앞두고 이명박 후보 고소 당시
"선거에 영향 있다고 면책 안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대법원에 총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민주당 이건태 선대위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두고 '파기자판'을 검토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내란 수괴를 1호 당원으로 둔 국민의힘이 집요하게 요구하던 것"이라며 "검토 여부를 떳떳하게 밝히라. 이번 사건은 국민의 주권을 침해한 사법쿠데타, 명백한 탄핵사유"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비롯한 5건의 재판 기일 모두를 6·3 대선 이후로 미루라고 요구하며 '대법관 탄핵'까지 압박하고 있다.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30명으로 대폭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에 넣는 헌법재판소 개정안(4심제 도입법)도 발의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9월 11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고소하면서 "대선에 영향 있다고 범법행위를 용납하는 건 안될 말"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후보에 대한 고소가 '대선 개입'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의 잘못된 정치풍토 하나가 '정치가 법 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한단 거다. 정치가 성역인가. 우리 국민들이나 여러분이나 '정치적 행위는 법을 위반해도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며 "선거에 영향이 있다 해서 범법행위를 용납하란 것이 무슨 논리인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치가 법 위에 있지 않고, 따라서 후보도 법 위에 있지 않고, 선거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모두가 법에 따라,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고 선거 전략은 정정당당해야 된다. 스스로 한 일을 생각지 않고 정치적 효과만 갖고 얘기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법 위에 서있지 않다. 선거에 영향이 있는 일이라고 해서 면책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9월11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권력중심이 국정원,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청와대(옛 대통령실)가 직접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배경을 밝히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5월4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법원 규탄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지난 2007년 9월11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왼쪽)과 모두발언 서면(오른쪽).<유튜브 영상·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자료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