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CET1 13% 이상"
금융위, 동양·ABL 편입 승인
7월 초 경영진 선임 등 마무리
금융위, 동양·ABL 편입 승인
7월 초 경영진 선임 등 마무리
우리금융지주가 자산 50조원 규모의 생명보험사를 품으며 2027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 이상 끌어올릴 것이란 계획을 내놨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100%에 가까울 만큼 유독 높았다. 하지만 보험사 인수를 계기로 임종룡(사진)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500억원대의 계약금을 매각 측에 지불했다. 오는 7~8월 1조4000억원대의 잔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7월 초 동양·ABL생명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 1분기 우리금융은 4대금융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당기순이익 615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밑돌았다. 1분기 은행 의존도도 KB금융 60.5%, 신한 75.8%, 하나 88% 대비 우리는 102.8%나 됐다.
하지만 이번 보험사 인수를 통해 우리금융은 비은행 수익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임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증권사·보험사 인수합병(M&A)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8월에는 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별도기준 총자산은 각각 34조5776억원, 18조6651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53조2427억원으로 자산규모 4위인 신한라이프(59조6178억원)와는 6조원이 넘게 차이가 나지만 5위인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과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후 통합작업(PMI)과 조직문화 통합 구축 등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각각 155.52%, 153.68%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인수 후 자본확충과 건전성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두고 통합 작업에 나서는 한편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2027년 말까지 CET1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새로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자산 리밸런싱·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을 통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환율 민감자산 등 고위험자산 감축 △유휴 부동산을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자본비율 목표를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보험 고객의 은행 계좌 개설·증권 거래·카드 발급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두 보험사의 자산을 우리자산운용에 맡겨 자산운용사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 등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순익은 10% 가량 성장,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포인트(p)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사 인수가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지주의 이익체력은 연간 3조원 수준에 2000억원 초반대의 지배 순이익이 추가될 것"이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 보험사 인수를 기반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의 자본비율 개선 속도를 고려했을 때 주주환원율 우상향 기조도 변함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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