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해 2040년에는 0% 수준으로 역성장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 구조개혁을 통해 총요소생산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저성장 국면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과도한 재정 투입은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KDI는 8일 보고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을 통해 "올해 잠재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2040년대 후반에는 0% 내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 등 모든 생산 요소를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을 의미한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도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1.9%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KDI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9년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20.3%에서 2050년 40.1%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노동 투입 기여도는 2030년 전후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고령층 증가에 따른 노동 생산성도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총요소생산성 증가 여부에 따라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공적인 경제 구조개혁으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선 2031∼2040년 1.1% 성장을 보이다 이후부터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 구조개혁이 지체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선 잠재성장률이 2040년까지 0.4%로 떨어진뒤 2041∼2050년에는 -0.3%로 역성장이 앞당겨 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