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조정 건수 1년새 36% 늘어
직접 제기 민원은 2배 뛴 519건
전단채 관련 민원 25건 중 18건
직접 제기 민원은 2배 뛴 519건
전단채 관련 민원 25건 중 18건
올해 1분기 증권사를 향한 민원과 분쟁조정 제기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홍콩 ELS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증권사들이 올해는 기업공개(IPO)와 부동산펀드 손실,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에서 발생한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감독원에 제기된 증권사를 상대로 한 분쟁조정 건수는 76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558건 대비 36% 늘어난 수치다.
증권사에 직접 제기된 민원도 크게 늘어났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민원을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해 4분기 218건이었던 민원 건수가 올해 1분기 519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분쟁조정도 242건이 신청돼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도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다.
당시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대량 손실이 발생하자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는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었고, 이와 관련된 분쟁조정이 늘어나며 122건의 분쟁조정이 신청됐다. 당시 자체 민원도 219건으로 2023년 4분기 17건 대비 10배 넘는 민원이 나왔다.
지난해 219건의 민원 중 90%가 파생결합증권에서 발생했다면, 올해는 95% 이상이 펀드 판매에서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역시 대부분이 펀드 판매 관련 내용으로 파악됐다.
한투증권은 앞서 2019년 출시한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하고 있는 브뤼셀 소재 투아송도르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했다.
안정적인 임차인과 풍부한 유동성에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 펜데믹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며 만기 내 자산 매각에 실패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선순위 대주로부터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강제 처분을 통보받았고, 펀드 투자금은 전액 손실로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펀드 투자자들이 한투증권이 판매 과정에서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며 민원과 분쟁조정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이를 건건이 살펴 불완전판매 사항이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며 "더 빠른 해결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민원 접수를 안내하고 있어 건수가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228건으로 분쟁조정이 두 번째로 많은 NH투자증권은 IPO가 문제가 됐다. 지난 3월 진행된 씨케이솔루션 청약 과정에서 마감을 불과 1분 앞두고 전체 공모물량이 바뀌며 문제가 발생했다.
공모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은 당초 청약 물량을 45만주로 공지했지만, 마감 1분 전 37만5000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비례 경쟁률이 2201대 1에서 2641대 1로 변경됐다. NH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 최종 확정에 따른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물량은 청약 마감까지만 확정하면 된다.
하지만 배정 물량 변경으로 경쟁률이 갑자기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배정물량도 달라졌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분쟁조정 건수 대부분이 IPO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홈플러스 전단채 판매 관련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면서 민원 건수가 5배 급증했다. 올해 1분기 하나증권 민원 건수는 31건으로, 이중 25건이 상품판매관련 민원이었다. 직전 분기 5건에 불과했던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났다.
상품판매는 펀드와 ELS, DLS 등 증권사 상품 판매와 관련된 민원이다. 25건의 관련 민원 중 18건이 전단채 관련 민원이었다. 직전 분기 관련 민원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1분기 9건에 불과했던 분쟁조정 건수도 올해 38건으로 늘어났다. 한투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 많은 건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민원과 분쟁조정 대부분이 홈플러스 전단채 관련 건수로 파악된다"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들과 함께 MBK를 고소했고, 다음 달 중 회생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만큼 진행 상황을 고려해 투자자들의 민원에도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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