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압도적 존재감에 어깨가 으쓱… VIP 의전차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입력: 2025-05-11 06:3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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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5790㎜·전폭 2060㎜
아이 키와 맞먹는 24인치 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시선집중
첨단 기능 탑재로 쉬운 운전
엔터테인먼트는 다소 아쉬움

[돈+Cars] 압도적 존재감에 어깨가 으쓱… VIP 의전차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정측면. 임주희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압도적인 크기에 위엄 있는 디자인, 이 차에서 내리면 자동으로 어깨가 으쓱 올라갈 것 같은 존재감이 풀풀 풍겼다.

가슴이 두근거린 또 다른 이유는 이 커다란 차를 직접 운전할 수 있을까란 불안감 때문이었다. 서울 시내의 좁은 주차장을 빠져나가기엔 이 차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투박하다는 미국차의 인식과 다르게 첨단 기능들이 운전을 도와줬다. 결과적으로 이 차를 처음 운전함에도 불안감을 다소 떨쳐낼 수 있었다.

최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강원도 춘천의 한 카페까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왕복 약 120㎞를 시승했다.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압도적인 크기의 프런트 그릴이 눈에 띄는 에스컬레이드의 전면부.

에스컬레이드는 미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의 대표 풀사이즈 스포츠실용차(suv)다. 1998년 1세대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날 시승한 차는 지난 2021년 국내에 소개된 5세대 에스컬레이드의 부분변경 모델로 풀체인지급의 디자인과 성능 변화를 거친 것이 특징이다.

직선이 돋보이는 에스컬레이드 측면부.

처음 이 차를 마주하면 웅장한 크기의 차체와 존재감을 뿜어내는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프런트 그릴에 위축됨을 느낄 수 있다. 에스컬레이드 역사상 가장 큰 24인치 휠은 어린아이의 키와 맞먹었다. 직선이 두드러지는 측면부와 후면부의 기세도 대단해 도로 위를 달릴 때 다른 차들이 쉽게 길을 비켜주고, 주변에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는 기분도 들었다.

시승차는 에스컬레이드 ESV 모델로 전장 5790㎜, 전도 1930㎜, 전폭 2060㎜, 휠베이스 3407㎜로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승용차 중에 압도적인 사이즈를 자랑한다.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1열이 더 길어보인다.

1열은 깔끔하면서도 스마트한 분위기로 디자인됐다. 운전석 끝부터 동승석 끝까지 길게 연결돼 있는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는 차를 더 길어 보이게 하면서도 개방감과 깔끔함을 더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하니 커다란 센터 디스플레이에 길 안내가 떴다. 화면이 커서 시인성이 좋았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길 안내가 나와 시선 이동을 줄일 수 있어 큰 차를 운전한다는 긴장감이 수그러들었다.

동승석 디스플레이에서는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처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추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들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갈 때는 직접 운전을 하면서 주행 성능 위주로 먼저 살펴봤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길이 상당히 비좁아 차를 긁을까 걱정이 됐는데 360도를 비추는 카메라 덕분에 이상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하자 시속 100㎞ 이하에서는 차가 묵직하고 엔진이 버거워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속도를 올리고 나서부터는 힘차게 질주했다. 다만 차가 워낙 크고 무거워서일까 드라이브 모드는 스포츠로 놓는 것이 운전자 입장에서는 더 편안했다. 에스컬레이드는 6.2ℓ 8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대출력 426㎰, 최대토크 63.6㎏·m를 발휘한다.

2열 이그제큐티브 시트 패키지를 통해 14방향 전동 마사지 시트, 접이식 트레이,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쇼퍼드리븐 차답게 2열이 메인 공간이었다. 2열 이그제큐티브 시트 패키지는 14방향 전동 마시지 시트, 접이식 트레이, 듀얼 무선충전,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을 지원한다.

다만 전동 마사지는 어린아이가 주무르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간지러운 느낌만 들었다. 헤드레스트에 기대니 안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더 직접적으로 전달됐다.

센터 콘솔에 냉장 기능이 적용됐다.

센터 콘솔에는 냉장 기능이 적용돼 있었는데 2열 방향으로 열 수가 없어서 사용성이 떨어졌다. 2열에는 접이식 트레이도 꺼낼 수가 있는데 이곳에 노트북이나 간단한 소지품을 놓고 사용하기에 편리했다.

다만 2열의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면의 상태가 탑승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들었다. 풍절음도 완벽 차단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1·2·3열 탑승자 간의 소통을 돕는 대화 증강 모드를 통해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게 해 목청을 높여 얘기할 필욘 없다.

에스컬레이드 후면부.

총평을 하자면 에스컬레이드는 다른 사람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중요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였다. 일단 크기와 디자인에서부터 위압감을 주기에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이 차에서 내리면 그 순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국내 최적화되지 못한 엔터테인먼트 기능, 가격에 비해 아쉬운 승차감은 구매를 망설이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에스컬레이드는 일반형 1억6607만원, 휠베이스 연장 버전인 ESV는 1억8807만원으로 판매된다.

글·사진=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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