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거행보 이름 안 새겨진 빨간점퍼입고 소화
한동훈 3대 요청 묵살했으나…한덕수는 선대위원장 고사, 홍준표 책사는 이재명에 합류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공식 선거 운동 첫날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3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한 전 국무총리는 선대위원장에 합류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은 무명(無名)의 선거운동복을 입기도 했다.
12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나타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빨간색 점퍼에 흰 신발을 입고 나타났다. 국민의힘 당 색깔인 빨간색을 '깔맞춤'한 의상이었지만 선거 운동복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유세 일정으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면서 방검복 위에 선거운동복을 입은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이후 당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이름이 새겨진 흰옷을 입고 나타났다.
선거운동 준비 외에도 김 후보는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계엄과 탄핵반대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하고 입장을 분명히 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할 것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총리와의 즉각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당선된 점에 대한 사과 등 3대 결단 요청을 비롯해 탄핵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우리당과 선거의 보직에 기용하지 말아 달라는 제안 등에 대해서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단일화'의 대상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는 선대위원장 직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한 전 총리는 선거를 하는 사람이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취지에 따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선대위에 불참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홍준표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짰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 또한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김문수 후보에 힘을 보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부정선거 음모론"이라면서 선을 긋는 한편, "의외로 이재명 캠프가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통합과 정통 경제 원칙에 입각한 경제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설득을 계속해왔다"며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임재섭기자 yjs@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권성동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 등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