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비스로 빗썸은 투자자의 편의성 증대와 시장 점유율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9일 국내 거래소 최초로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이용자 모집은 큰 관심 속에 빠르게 마감됐다.
빗썸이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는 기존의 국가 또는 거래소 간의 시세 차이를 활용한 아비트리지(Arbitrage trading) 거래 방식을 자동 시스템화한 것이다. 두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이 서로 다른 가격으로 거래될 때 가격이 낮은 곳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가격이 높은 거래소에 판매해 차익(판매가격-구매가격)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빗썸은 API 키를 활용해 자동매매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API 키는 일종의 보안 인증서로, 거래소 서버에 안전하게 접근해 실시간으로 가상자산의 가격 정보를 수집하고 거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가령 빗썸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를 신청한 투자자가 업비트를 차익거래 대상 거래소로 사용하려 한다면, 업비트에서 API 키를 발급받아 빗썸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빗썸은 일부 가상자산에 한해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 지원을 실시했으며, 거래소별 최대 가상자산 5종목에 한해 거래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는 투자자가 별도로 시세 차이를 찾아 일일이 주문을 넣을 필요 없이 시스템이 알아서 거래를 실행해주기 때문에 거래 진입 장벽이 낮고, 반복적 거래 유도 효과가 크다. 이는 자연스럽게 거래량 증가로 이어져 거래소 수수료 수익 증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편의성을 크게 높여 신규 투자자 유입과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경쟁 거래소들이 유사한 시스템을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선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거래는 1, 2회에서 끝나지만, 빗썸이 선보인 이 기술은 하루에 수십, 수백번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될 수 있다"며 "그만큼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이 배로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 금융의 적립식 예금에 가까운 스테이킹이 고정 수익을 추구하는 수동적 투자 방식이라면, 자동 차익거래는 변동성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익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며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해당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빗썸은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이번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서비스 참여 인원이 늘거나, 타 거래소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면 김치 프리미엄, 이상 급등 같은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여러 거래소에서 자동으로 유동성이 공급되면 매수·매도 호가 간격이 좁아져 가격 괴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호가 스프레드도 촘촘하게 형성돼 비정상적인 가격 왜곡이 빠르게 해소된다"고 전했다.
빗썸은 이번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는 테스트 성격을 겸한 제한적 형태의 정식 서비스라고 밝히면서 향후 고객 및 대상 거래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기술 안정성과 고객 반응 등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대상 고객과 거래소 확대 여부를 추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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