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3월 준공돼 올해로 54살이 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사진)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드디어 본궤도에 오른다.
12일 서울 용산구는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변경)(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내달 9일까지 실시한다고 전했다.
현재 660가구가 거주하는 저층(5층) 아파트는1685가구 규모의 59층 초고층 아파트로 다시 태어난다.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당초 최고 68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남산 조망을 가릴 수 있다는 공공건축가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결과를 반영해 최고 59층으로 계획이 조정됐다. 이번 변경안은 지난 4월 용산구청에 정식 접수됐다.
이촌동 300-23 일대에 위치한 한강맨션은 한강을 남쪽으로 접한 입지와 낮은 용적률 등으로 사업성이 보장돼 한강변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다. 정비계획안엔 한강공원과 연계한 가로공원 조성, 한강~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통경축 확보, 이촌역과 한강공원 간 보행친화 녹지공간 마련 등 방안이 포함됐다.
한강맨션은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아파트로,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2017년 조합 설립, 2021년 사업시행인가, 2022년 관리처분인가 등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공사로는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이촌 자이 더 리버'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한강변에 위치해 전 세대가 한강 조망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여의도,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4호선 이촌역과 가깝고 단지 옆으로 한강대로가 지나가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용산구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되면서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거래 가격은 날로 오르고 있다. 최근 용산 한강변 노후 단지들은 재건축을 앞두고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강맨션 전용 120㎡ 아파트가 지난 3월 22일 47억5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 아파트의 지난해 5월 실거래가는 39억원대였으며, 현재 매도 호가는 55억원에 달한다.
이 단지의 전용 103㎡는 지난 3월 44억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1971년 준공 이후 사상 최고가다.
한강맨션 인근의 또 다른 한강변 아파트인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또한 최근 신고가 거래가 포착됐다. 역시 지난달 전용 166㎡ 아파트가 44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였던 올해 2월 실거래가(42억원) 대비 2억원이 껑충 뛰었다.
1984년 준공당시 용산 최대 규모 대단지 신동아아파트는 현재 13층, 1326가구 규모로, 재건축 사업을 통해 50층 안팎의 초고층 1840가구 단지로 변신할 전망이다. 이 단지는 1980년대 초 여의도에서 63빌딩을 짓고 있던 신동아건설이 반포대교 북단 옛 공영레미콘 공장 부지에 지은 아파트다. 신동아건설 본사도 현재 단지 옆에 있다.
이밖에도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인 한가람(59㎡·19억9000만원), 한강대우(60㎡·20억3700만원) 등 용산 한강변 아파트들에서 신고가 거래가 있었다.
용산 이촌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1980년대 이촌동과 서빙고동 일대는 강남 못지 않은 부촌이었고, 아파트 거실에서 한강이 보이지 않는 압구정 아파트들과는 달리 한강을 남쪽으로 접하고 있어 입지는 더 좋다고 여겨졌다"고 전했다.
인근 다른 K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성이 낮다고 여겨졌던 인근 '렉스아파트'가 1대 1 재건축으로 '래미안 첼리투스'가 되면서 거의 2배가 뛰었고 현재는 준공 직후 가격에서 수십억이 더 올라 50억원대 고가 아파트가 됐다"면서 "시장에선 현재 진행 중인 용산 한강변 아파트들의 사업성과 가치는 첼리투스 이상이라고 평가받아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