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상표권 출원 등 사활
조합원에 터줏대감 당위성 어필
삼성, 홍보관서 미래 청사진 제시
조합원에 터줏대감 당위성 어필
삼성, 홍보관서 미래 청사진 제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이 압구정에 재건축 수주를 위해 프라이빗 라운지를 열자, 현대건설이 '터줏대감론'으로 맞받아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 측에 압구정과의 연고 및 역사성을 보여주는 상표권 출원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홍보전에 불을 붙였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우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압구정 상표권 출원은 업계 내에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상표권 출원 사실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압구정 현대'의 상표권을 출원함으로써 자신들이 '압구정 터줏대감'임을 강조하면서, 수주 당위성을 조합 측에 어필하기 위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이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명칭이 무단 사용되거나 혼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대체 불가능한 역사와 자산을 계승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표권 등록 이후 명칭에 대한 권리를 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기존의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TF팀을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도 확대 개편하는 등 칼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오랜 기간 관심을 가진 단지로 수주를 위해 전담 조직 구성했다. '압구정 현대'의 역사와 헤리티지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추후 조합 공고문을 면밀히 검토해 시공권을 확보할 목표"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압구정 S.Lounge)'를 오픈해 쟁탈전의 포문을 열었다. 압구정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단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상징성을 지닌 지역의 품격과 위상을 끌어올린 청사진을 공유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이 라운지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리는 향후 주택 단지의 모형도와 설계 개요 등 차별화된 기술과 사업 경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 비전을 영상과 프리젠테이션으로 소개된다. 특히 세계 최고 높이 1위 UAE 부르즈 할리파(828m),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빌딩(679m) 등 초고층 빌딩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을 비롯해 넥스트홈, 층간소음 저감 등 기술력을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은 향후 정비 사업에 넥스트홈 등 혁신 기술을 접목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과의 소통과 VOC 청취를 통해 '세계 최고의 주거명작' 이라는 상징적 비전을 본격 실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브랜드와 사업 지역에 걸맞는 독보적 가치와 품격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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