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 자회사 4곳의 보유 지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키로
판교데이터센터는 브로드밴드行
"자회사 지분가치 끌어올려 시너지"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키로
판교데이터센터는 브로드밴드行
"자회사 지분가치 끌어올려 시너지"
SK그룹이 SK㈜의 반도체 소재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재편을 단행하며 리밸런싱 작업을 이어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중복 사업을 걷어내는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등에 대한 역량 강화를 내건 만큼 이를 위한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는 지난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SK머티리얼즈 CIC 산하의 자회사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은 각각 포토소재, 식각가스, 블루도판트, 프리커서 등 반도체 공정상 핵심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들이다.
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작년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에 SK머티리얼즈 산하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추가로 품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에 이어 반도체 관련 첨단 소재 기업을 자회사로 추가 편입하면서 반도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이번 편입한 자회사 4곳의 합산 매출액은 3500억원 규모다.
SK㈜는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관련 EPC(건설) 사업과 반도체 리사이클링 사업에 반도체 소재 분야를 강화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연이은 자회사 편입을 놓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체질 개선 포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SK㈜ 이사회는 또 SK C&C가 보유한 30메가와트(㎿)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함께 의결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로 가산, 서초, 일산 등 총 9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SK C&C는 사명을 SK AX로 변경하고, 10년 안에 글로벌 톱10 AI 전환(AX)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과 협력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작년부터 AI·반도체 중심의 사업구조 최적화, 에너지솔루션 분야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성장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 등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목표로 리밸런싱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 재편도 해당 전략의 일환이다.
작년에는 SK이노베이션-SK E&S 통합, SK에코플랜트-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에센코어 통합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 3월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올해는 SK실트론 지분 70%가량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작년 초부터 조직 슬림화와 운영 효율화 등 리밸런싱을 통한 체질 개선과 함께 AI 등 미래 투자 자금을 비축해오고 있다. 그룹의 부채비율은 2023년말 145%에서 작년 9월말 128% 낮아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본원적 경쟁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본질적으로 보유한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의미한다. 운영개선(OI)의 빠른 추진을 통한 경영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며 "운영개선은 '경영의 기본기'로,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모든 경영(매니지먼트)의 요소들이 그 대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한다"며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지주사 본연의 역할들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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