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약→바이오시밀러 전환 촉진 전망
셀트리온 "시장 확대 기회 될 것"
기술수출 추진하는 바이오테크엔 악재될 수도
셀트리온 "시장 확대 기회 될 것"
기술수출 추진하는 바이오테크엔 악재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최혜국 약가 정책'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행정명령 서명을 앞두고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이 평균 59%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더는 외국의 의료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 제약사의 폭리와 가격 인상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처방약 등 의약품의 가격을 30%에서 80%까지 즉각 낮추겠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의 '최혜국 약가 정책'의 핵심은 미국이 처방약 가격을 결정할 때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동일한 가격을 적용받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약사들이 동일한 제품을 미국에서는 최소 5배 더 비싸게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약값이 약 2.6배 더 높은 수준이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도 많게는 11배까지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기 행정부 때도 최혜국 약가 정책을 추진했지만 제약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는 미국이 '약가 인하'에 이어 의약품 제조업 강화를 위한 '수입관세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큰 클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제약업계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법적인 문제로 번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제약협회(PhRMA)는 "최혜국 약가 인하는 회원사들의 수천억 달러 미국 투자 계획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처방약 제조사인 빅파마들은 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 하락과 복제약 제조사들과의 경쟁 고조라는 측면에서 사면 초가 상황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미국 거대 제약업계와 백악관 간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지타운대 법대 보건법 전문가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최혜국 대우 약가 정책을 추진했으나 법원에 의해 막혔다"면서 "이번에도 약가 인하를 강제할 경우 제약회사로부터 소송이 홍수처럼 밀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신약개발 기업 역시 신약개발 추진 과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바이오테크의 경우 약가 인하로 기술 이전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약가 인하 기조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제한하는 만큼 바이오시밀러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 환자가 제약사로부터 최혜국 가격으로 직접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같은 중간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고가 의약품의 약가 인하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이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 약가 인하 계획 관련 당사 대응 전략 안내'를 통해 "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 개선이 당사의 미국 영업 활동에 있어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리지널 제품 기반의 고수익 제약사들의 PBM 등과 맺은 유통 지배력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는 경쟁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는 시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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