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게이트, AI·양자암호 결합한 보안 전략 공개
저사양 장비도 AI 보안 적용
SKT 해킹 이후 국산 솔루션 수요도↑
"VPN 교체 문의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인공지능(AI)은 고사양 장비 전용이 아닙니다. 저사양 장비에서도 위협을 감지할 수 있어야 진짜 실용적인 기술입니다."
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는 1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와 양자암호 기술을 모두 접목해 앞으로의 보안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방화벽을 완성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엑스게이트는 이날 행사에서 양자암호 기반 보안 시스템과 AI 융합형 차세대 방화벽 전략을 공개했다. 주 대표는 "최근 보안 사고의 많은 원인이 보안 제품 자체의 결함보다도 형상관리나 취약점 관리의 부실에 있다"며 "국내 보안 제품은 국정원 CC 인증 등 제도적 스크리닝 과정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고 소스코드 수준의 검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품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엑스게이트는 현재 양자보안 기술로 순수난수생성기(QRNG)와 포스트양자암호화(PQC) 두 가지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QRNG는 이미 제품에 기본 탑재됐고 PQC는 서울대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암호모듈검증제도(KCMVP) 인증 신청을 준비 중이다. 주 대표는 "단순히 암호 알고리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키 교환 체계를 전면 교체하는 고난도 작업"이라며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 양자 컴퓨터가 보안 위협을 야기할 시점에 대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은 '복호화 없는 위협 탐지'에 초점을 맞췄다. 주 대표는 "요즘 대부분의 트래픽이 SSL로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보려면 복호화가 필요하고 이는 고사양 리소스를 요구한다"며 "브랜치 환경에서는 고가 장비를 도입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보안 공백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메타데이터 기반의 AI 시그니처 탐지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게이트는 이 기술을 통해 저사양 장비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을 인지하고 위협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데이터 기반 탐지는 통신 패턴, 크기, 시간 등 정보를 분석해 복호화 없이도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식별하고 위험 행위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주 대표는 "점포나 편의점 등 소형 환경에 설치된 저사양 방화벽에서도 AI 기반 탐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 출시 제품에 해당 기능을 기본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SK텔레콤의 VPN 장비 해킹 사태 이후 보안 솔루션 교체를 고려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엑스게이트에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외산 VPN 장비의 형상관리와 취약점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국산 인증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며 "최근 사기업들로부터 VPN 교체 관련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CC 인증 체계도 국산 보안 솔루션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엑스게이트는 인증 과정에서 소스코드를 제출하고 정적 분석 도구를 통해 시큐어 코딩 여부와 취약점 유무를 사전 검증받는다. 주 대표는 "소스코드 수준까지 검증받는다는 건 기술력뿐 아니라 책임감 있는 공급사라는 걸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해외 제품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호화 기반 탐지 기술과 비교했을 때 AI 기반 탐지의 정확도는 다소 낮을 수 있지만 고사양 장비를 도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는 "AI가 추출한 시그니처를 통해 메타데이터 기반 탐지를 수행하면, 최소한의 리소스로도 일정 수준의 보안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보안 제품 하나만 잘 만든다고 되는 시대는 지났다. 운영자 권한 설정, 접속 경로 통제 등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일부 기능을 관리자에게 불편할 만큼 제한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불편해야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유진아기자 gnyu4@dt.co.kr
주갑수 엑스게이트 대표가 1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