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국제해사기구(IMO)를 설득해 바이오연료 30%가 함유된 'B30 선박유'의 일반 급유선 운송을 허용하는 규제 개선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탄소저감 해상연료 시장의 공급 확대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14일 GS칼텍스에 따르면 IMO는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B30 바이오선박유'의 일반 급유선 운송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했다. 기존 규정은 바이오연료 함량이 25%를 초과할 경우 이를 화학물질로 분류해 B30 바이오선박유의 일반 급유선 운송을 제한해왔다. GS칼텍스는 이번 IMO의 규정 변경이 있기까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해양수산부에 선제적으로 건의했다. GS칼텍스는 B30 선박유의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책1팀, 바이오연료 트레이딩팀, 런던지사 등 3개 조직으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TF는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IMO 산하 화학물질 오염위험과 안전 평가에 관한 기술그룹 30차 회의에 해수부, 한국선급 관계자들과 함께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 활동을 펼쳤다. 과학적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B30 바이오선박유의 안정성을 설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임찬수 GS칼텍스 정책1팀 책임은 B30의 운송·보건·환경 유해성이 기존 화석 연료보다 낮다는 학술 기반 분석자료를 제시했다. 이는 IMO 제안 문서에 반영돼 이번 규정 변경에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됐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회의에서 반대하던 영국, 일본, 노르웨이 대표단에 맞서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페인의 지지를 확보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시켰다. 브라질, 싱가포르, 중국 등 바이오 선박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설득해 최종적으로 30여개국 중 대부분의 지지를 얻어냈다.
이 안건은 올해 1월 27일부터 31일까지 영국 런던의 IMO 본부에서 열린 제12차 해양오염방지 및 대응 전문위원회 회의에서 기술적 검토를 통과했다. 이후 올해 4월 개최된 83차 MEPC 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IMO 지침서가 공식 발행됐다.
이번 글로벌 규제 개선은 GS칼텍스 내부 조직 간 긴밀한 협업과 해양수산부, 한국선급과 함께 전개한 치밀한 국제적 협상, 과학적 기술에 기반한 정책 제안이 성공적으로 어우러진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구조적인 변화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해양수산부의 적극적인 지원, 한국선급의 전문성과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로 앞으로도 정부, 산업계, 해외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공조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지난 4월 7일부터 11일까지 영국 런던 IMO본부에서 열린 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의 회의 장면. IMO 공식홈페이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