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금융당국이 발표한 '4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6개월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3조7000억원, 제2금융권 주담대는 1조1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유독 증가했다. 4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5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한 증가 폭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월 1조6000억원 늘어난 것 대비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4000억원, 상호금융은 2000억원, 보험은 1000억원 각각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1000억원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전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4월부터 주담대에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없어지면서 신용대출도 늘어 전체 가계대출이 4월 상당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박 차장은 "주택 거래량이 많았던 3월 거래가 5월 가계대출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금융당국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3월 하순 토허구역이 확대 재시행되면서 서울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된 만큼, 가계대출도 시차를 두고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을 이달 중 공개하고 당초 예정했던 7월부터 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오는 7월 시행될 3단계부터는 은행권· 2금융권의 모든 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다만 당국은 지방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지방에는 스트레스 금리를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간담회에서 "지방과 수도권 간에 차이를 두고 진행하겠다는 것이 기본적 관점"이라며 "금리 수준 등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4월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만큼 5월과 6월에 가계대출이 월별 관리 목표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은행권과 협의해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서 5월 가계대출이 분수령이란 전망이 다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3.8% 이내로 잡고 은행권에 월별·분기별 관리를 지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월별 대출한도 관리 목표를 받아 관리 중"이라며 "목표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도 가계부채 증가 억제 기조에 맞춰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힘을 쓰며 대출 문턱을 이미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 스트레스 DSR 적용에 앞서 당분간 대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모니터링을 계속 강화하며 대출 관리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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