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범보수 단일화 무산… 이재명 1강구도 더 견고해져
MB 때처럼 '최다 득표율차' 이어 '최대 득표율' 가능성도
MB 때처럼 '최다 득표율차' 이어 '최대 득표율' 가능성도
제21대 대통령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온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준비된 압승'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기대했던 '빅텐트'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퇴장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무산됐고, 범보수 단일화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에서 현재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강 구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1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27.6%)가 '내일이 대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49%에 달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27%,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에 불과했다.
자신의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이재명 후보 당선을 전망한 응답이 68%, 김문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9%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12~13일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8.9%) 결과도 비슷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51%,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1%,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수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55%, 김문수 후보는 39%를 얻었다. 이준석 후보가 나설 경우를 가정하면 이재명 후보(54%)와 이준석 후보(32%) 격차는 22%포인트에 달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직후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원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은 물론 내부에서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대선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으며, 탈당하고 하와이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연일 당에 대해 공개적인 쓴소리를 내고 있다. 제3지대인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이준석 후보 측에서 연일 가능성을 일축하며 오히려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조심스럽게 이재명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역대 대선 '최대 득표율'과 '최다 득표율차'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분열이 일어났던 2017년 19대 대선을 제외하고는 최근 대선은 대부분 양자 구도로 진행됐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40.27%의 득표율을 기록해 38.74%의 이회창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48.91%의 득표율로 46.58%의 이회창 후보를 앞서 대통령이 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48.67%를 기록, 26.14%의 정동영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양 후보간 득표율 차이는 22.53%포인트로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에서 최다 득표율차를 기록했다.
이는 당시 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층 상당수가 아예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일어난 상황이다. 이에 17대 대선 투표율은 63.03%로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이자 유일한 60%대 대선이었다.
이번 6·3 대선도 2007년 이명박 후보가 압승을 거둔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지율 흐름도 마찬가지다. 투표율 또한 2007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1987년 개헌 이후 최대 득표율을 기록한 선거는 2012년 18대 대선으로, 박근혜 후보가 51.15%의 득표율을 거뒀다. 민주화 이후 유일한 과반 득표를 얻은 후보이기도 하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은 48.02%였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51.15%의 득표율을 뛰어넘어 압승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 대선인 2022년 20대 대선은 윤석열 후보가 48.56%, 이재명 후보가 47.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양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0.73%포인트, 표수 차이는 24만여표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낙관론을 견제하며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영남 지역에 집중하는 등 중도·보수층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앞선 17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대선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대선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하거나 대선에서 이탈하는 층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도 지난 14일 부산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선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분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15일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후보들 간 대결 격차가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며 "치열한 백병전에 대비한 긴장과 각오로 민주 진영의 전열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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