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수 1월 2만8000명~4월 6000명↓ 넉달째 감소
정부 폐업 지원 신청, 2만9000여건… 벌써 연간 목표치
정부 폐업 지원 신청, 2만9000여건… 벌써 연간 목표치
경기 부진에 음식점업·숙박업 등 자영업자 수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도 버티기 힘들어 문을 닫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정부에 폐업 지원 신청 건수도 연간 목표치인 3만건에 육박했다. 자영업자 수를 늘리기보다 폐업한 자영업자를 위한 직업 훈련, 기술 교육 등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자영업자는 56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000명 줄었다. 올해 초부터 자영업자 수 감소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월 2만8000명 감소한데 이어 2월 1만4000명, 3월 2000명, 4월 6000명 등으로 넉달 째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이후 2022년부터 매달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23년에도 10월을 제외하고 매달 증가했다"며 "작년에는 증감을 반복하다 12월에 7000명 줄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전체 취업자는 늘어도 자영업자의 비율은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지난 달까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자영업자 비율은 19.4~19.7%로, 전년보다 0.1~0.2%포인트(p) 각각 낮아졌다. 이 가운데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직원 없는 나홀로 사장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2월부터 지난 달까지 석달째 늘어났다.
경기 악화로 매출이 줄다보니 직원 수를 줄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홀로 영업을 이어가거나 혼자 운영할 수 있는 포장 전문 매장 등 1인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견디지 못 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정부에 폐업 지원금을 신청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스톱폐업지원 신청 건수는 2만3785건으로 1년 전보다 64.2% 증가했다. 지난 9일 기준 신청 건수는 2만9269건으로 이미 연간 목표치인 3만건 도달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기부는 자영업자가 폐업할 때 철거 비용이나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음식점업, 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고 있는데 폐업 자영업자는 직원을 줄이거나 업종을 바꾸면서 연명해오다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와 가게 문을 닫는 것"이라며 "소비 패턴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식 등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내수가 회복돼도 소비 패턴은 과거로 돌아가기 어려워 자영업자 수는 당분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는 자영업자 수를 늘리기보다 폐업한 자영업자를 위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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