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한진칼의 정석기업 투자건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건이 한진그룹 오너가의 상속재원 마련을 위한 '파킹 딜'이라고 주장한 반면, 고려아연은 합법적인 투자로 상당한 수준의 투자 수익률을 실현했다며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정석기업 지분 매도는 주식거래 상대 측이 보유한 콜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단순 실행된 건"이라며 "콜옵션 행사 주체가 주식 매도를 청구함에 따라 당사는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성을 확인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유자금을 활용한 투자수익 제고 등의 목적으로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거쳐 펀드와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왔고 해당 투자 역시 독립적인 금융상품 투자였다"며 "당시 저금리 시대 환경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2021년 고려아연이 출자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정석기업 주식 15만469주(지분율 12.22%)를 취득했고,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에 이 지분을 520억원에 전량 매각했다.
MBK·영풍은 작년 9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시작 후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정석기업 지분 투자에 대해 최 회장의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돕기 위한 파킹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MBK는 "작년 10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완납 후 7개월 만에 고려아연이 투자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에서 정석기업의 지분을 한진칼에 매각함에 따라, 최 회장 측은 정석기업 지분 투자가 파킹딜임을 자인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정석기업 지분 투자 차액은 4년 동안 불과 39억원으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관리보수와 양도세 등을 감안하게 된다면, 내부 수익률(IRR)은 무위험자산인 국채 5년물의 4년 평균 수익률 3%보다도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실상 3%대로 고려아연 자금을 대여해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번 거래는 무엇보다 고려아연이 직접 투자했던 건이 아닐뿐 아니라, 관련 투자를 했던 펀드의 청산으로 현물 배당받아 보유하던 지분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자 손실 없이 처분한 사안"이라며 "MBK·영풍이 이를 파킹 거래라는 하는 것은 허구의 주장일뿐"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지난 1월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고려아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