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었던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서울시로부터 2022년 광주시 '광주 센티니얼 아이파크(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1년'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서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최종 시공사 선정은 내달 중순쯤 마무리된다. 약 한 달가량 남은 셈이다.
해당 사업지는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7만1900.8㎡ 부지에 건폐율 59%, 용적률 800% 이하를 적용해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12개동 777가구(임대 99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업무시설 등을 신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에 달한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남동쪽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의 핵심지로 평가받고 있어 손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사업지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HDC현산은 이 사업지 수주를 위해 금융지원 혜택 등 '파격 조건'을 내세우며 포스코이앤씨와 각축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번 행정처분으로 도시정비사업에 '노란불'이 켜지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HDC현산 관계자는 "당사 직원, 협력사, 고객, 투자자를 위해 즉시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후,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모든 건설 사업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 강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품질 관리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며 "최고 보안 책임자(CSO) 조직 및 시공혁신단 등을 통해 설계 안전성 검토, 현장 점검 및 교육 등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처분 취소소송 판결 시까지 당사의 영업활동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영업정지 효력이 발생하더라도 이전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공사의 경우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HDC현산에 대해 영업정지 기간을 올해 6월 9일~내년 6월 8일까지로 명시했다. 따라서 차주 내에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통상 가처분 신청 소요시간을 대략 1~2주 정도로 보고 있다. 가처분 신청 결과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최종 시공사 선정보다 빨리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HDC현산의 해당 사업지 수주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16일 서울시는 '광주 센티니얼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HDC현산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시공 해 중대한 손괴 또는 인명피해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8개월을 처분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중대재해 발생'으로 영업정지 4개월 처분을 내렸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2022년 1월 26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광주 센티니얼 아이파크'로 재시공된 현장 모습.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2022년 1월 26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광주 센티니얼 아이파크'로 재시공된 현장 모습.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