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연이어 개헌 구상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개헌의 골자로 제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며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국무총리를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청, 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중립적 기관장을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사유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이유다. 검찰에 대해서는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을 폐지하고 적법한 권한을 가진 다른 기관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해 수사기관끼리 견제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검찰개혁 방안을 개헌안에 포함했고, 감사원은 국회로 이관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와 정부의 갈등 원인이 돼 왔던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거부권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거슬러 묻지마식으로 남발돼 왔다"며 "본인과 직계가족의 부정부패, 범죄와 관련된 법안이라면 원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 강화와 국민 기본권 확대를 위한 대통령·총리·국무위원·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모두 참여하는 헌법기관 신설도 제안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에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강조했다.
김 후보 역시 같은 날 개헌안을 발표했다. 대통령 4년 중임 직선제와 이를 위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 후보는 "현 대통령제는 5년 단임으로 규정돼 있어서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제도"라며 "책임정치 원리에 부합하고 정치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 온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8년 4월 총선 주기와 대통령 선거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시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안한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스스로 3년으로 단축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권한 조정도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완전히 폐지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폐지하고 만민평등의 대원칙을 확립하겠다"며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중립성·독립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개혁을 강조하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의 완전 폐지, 국민입법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 권한 남용 견제방안 강구 등을 제시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제를 판갈이 합니다-새롭게 대한민국' 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날 발표한 개헌 관련 입장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