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대홈쇼핑·NS쇼핑 승인
유료방송·홈쇼핑간 갈등 여전
절차·데이터 투명성 명시 필요
유료방송·홈쇼핑간 갈등 여전
절차·데이터 투명성 명시 필요
TV홈쇼핑인 현대홈쇼핑과 NS쇼핑의 정부 재승인이 확정된 가운데 정부가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 업계의 송출수수료 갈등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말 수수료 갈등으로 인한 '블랙아웃'까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협상 절차와 데이터 투명성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현대홈쇼핑, NS쇼핑에 대해 재승인을 결정한다고 18일 밝혔다. 유효 기간은 7년이다. 현대홈쇼핑은 28일부터 2032년 5월 27일까지, NS쇼핑은 6월 4일부터 2032년 6월 3일까지다.
이번 심사에서는 공정거래 관행 정착, 시청자·소비자 권익보호 등 홈쇼핑 공적 책임과 관련한 사항이 주요 심사항목이었다. 심사 결과 현대홈쇼핑은 766.98점, NS쇼핑은 778.25점을 획득해 재승인 기준인 1000점 만점 중 650점 이상을 충족했다.
정부 허가와는 별도로 홈쇼핑 채널과 유료방송사업자들과의 송출수수료 갈등은 매년 반복됐다. 지난해 12월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과 협상이 결렬되자 송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실제 블랙아웃이 발생한 첫 사례로 사업자간 수수료 갈등이 시청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유료방송사업자에게는 수입이지만 홈쇼핑사 입장에서는 지출이어서 서로 더 받고 덜 주려고 하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홈쇼핑의 매출 구조가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되는 만큼 협상 과정에서 모바일·인터넷 매출을 공개해 송출수수료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홈쇼핑사들은 소비자가 방송을 보고 주문하는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수수료를 더 낼 수 없다고 버틴다.
여기에 대해 유료방송들은 "방송을 보고 나서 모바일·인터넷 주문을 하는 소비자가 많으므로 수수료에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미 자사 앱이나 웹 기반인데 협상에서는 여전히 방송 기반 매출을 근거로 수수료 인하만 요구한다"며 "심지어 블랙아웃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는 방식은 플랫폼에 대한 압박"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이 유료방송을 상대로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홈쇼핑 PP의 2023년 방송사업 매출은 3조4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줄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430억원으로 38% 급감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기반 매출은 전체의 과반을 넘어섰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전통적인 방송 중심 구조에서 빠르게 탈피하고 있는 셈이다.
홈쇼핑이 블랙아웃을 협상 전술로 활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랙아웃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수료 협상은 사업자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수료 협상 갈등을 정부가 개입해서 해결하는 것은 시대착오 측면인 만큼 자율규제에 맡겨야 한다"며 "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여 재원 구조가 좋아져야 근본적인 갈등 요소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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