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최근 48% 급등하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도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술 업그레이드와 기관 매수세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제한적인 매크로 반응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12일 10만5626달러까지 상승했다가 10만3000달러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지난 14일 2715달러까지 치솟으며 비트코인과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더리움의 강세는 지난 8일부터 지속되고 있다. 1800달러 선을 유지하던 이더리움은 이날부터 강세로 전환됐고 14일엔 2680달러를 넘어섰다. 일주일 만에 48%가 급등한 것이다. 현재는 이보다 소폭 하락한 2400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다.
이더리움의 강세는 '펙트라(Pectra) 업그레이드' 이후 스테이킹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기관들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7일 진행된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의 오랜 과제로 지적돼 온 확장성 문제를 개선하고, 검증자 스테이킹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더리움 2.0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4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기관은 4300만달러의 이더리움 현물 ETF를 순매수했으며 이 중 4100만달러를 지난 한 주 동안 사들였다. 기관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3800만달러치의 이더리움 현물 ETF를 덜어내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다만 외부 여건은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3%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없다"며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
미국과 중국 고율 관세 유예 결정도 더해졌지만, 시장에서는 선반영된 이슈라고 판단해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미국 주요 증시 지수인 S&P500 지수에 편입된 직후 고객 정보가 해킹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나, 자산 탈취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히 시장 가격엔 영향이 없었다.
미중 관세 협상으로 당분간 무역전쟁 관련 공포 심리는 다소 진정되겠으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재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공급충격'을 불러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다시 꿈틀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미중 간 90일 관세 유예로 무역전쟁 관련 공포심리는 잠시 진정됐다"면서도 "경기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은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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