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심장판막 모사한 '심혈관 시뮬레이터' 개발
외부 자기장으로 밸브 개폐..실산 정밀 제어 가능
외부 자기장으로 밸브 개폐..실산 정밀 제어 가능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 박윤석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대동맥 판막 구조를 모사한 '생체 모사형 소프트 심장 밸브'와 '고정밀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인체의 혈압과 맥압 변화를 모사하는 심혈관 시뮬레이터가 핵심 연구장치로 쓰인다.
하지만 기존 시뮬레이터는 주로 기계식 밸브나 유압 펌프 방식으로 부피가 크고, 정밀 제어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또한 빠른 심박수, 부정맥 등과 같은 병리적 상태를 구현하려면 응답 속도와 정밀도가 높은 밸브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사람의 대동맥 판막 구조를 모사해 소프트 자성 밸브와 자성 심장판막을 적용한 심혈관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3개의 판막엽으로 구성된 심장 대동맥 판막은 수축·이완기 심장 박동에 따라 혈액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데, 이 3엽 구조를 닮은 자성 심장판막과 소프트 자성 밸브가 외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마치 대동맥 판막처럼 자연스레 열리고 닫히며 동작한다.
특히 유연성과 복원력이 우수한 탄성 고분자에 강한 자성을 희토류 금속인 네오디뮴 자기입자를 균일하게 혼합한 복합체로 제작, 외부 자기장에 따라 형태가 변하며 밸브의 개폐 동작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시뮬레이터를 인공혈관 실험에 적용한 결과, 수 밀리미터의 자기장 변화만으로 개폐 동작이 이뤄지는 높은 반응성을 보였고, 밸브 응답 시간은 최대 150미㎳로 기존 유연 밸브보다 신속한 전환 성능을 나타냈다. 이는 심박수 300bpm의 극단적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아부터 성인의 혈압 파형을 1mmHg 이내 오차로 정밀하게 재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윤석 경희대 교수는 "자기장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체의 흐름과 압력을 제어함으로써 비정상적인 맥압 파형까지도 세밀하게 모사할 수 있다"며 "생체모사 시스템과 의료용 시뮬레이터, 휴머노이드 로봇 심장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지난달 24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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