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로 키운 F&B(식음료) 경쟁력을 벤슨으로 강화한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 직접 관여·론칭= 흥행' 공식을 굳힐 또 하나의 브랜드를 19일 공개했다.
이날 압구정로데오에는 커다랗게 'Benson'이라 쓰인 쨍한 파란색 간판이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직 오픈도 안 한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오는 23일 문을 여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첫 매장 '벤슨크리머리 서울'이다.
전용면적 795㎡(241평)의 이 매장은 지난달 28일 한화갤러리아 자회자 에프지코리아의 파이브가이즈 7호점인 '파이브가이즈 압구정' 바로 옆 건물에 들어섰다. '김동선표 옆 또 김동선표' F&B가 압구정 초역세권 핵심상권에서 구현된 셈이다.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1986년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를 김 부사장이 주도해 2023년 6월 국내 론칭한 이후 약 2년 만에 국내 주요 스팟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론칭한 벤슨은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직접 개발한 브랜드다. 자체 공장시설을 구축하고, 2년여 시간을 들여 준비한 브랜드로, 미국에서 흔히 쓰는 이름 중 하나로 '정직'과 '신뢰할 수 있는'의 뉘앙스가 담긴 '벤슨'이라 이름 붙였다.
메뉴는 총 3가지 라인(클래식, 시그니처, 리미티드)의 20가지 맛(플레이버)인데, 모두 김 부사장이 맛을 보고 '합격'을 결정한 것들이다.
이날 오민우 에프지코리아·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이사는 "김 부사장이 모든 플레이버가 다 맛있어야 한다고 지시를 줬다"면서 "모든 플레이버를 맛보고 의견을 줬고, 이를 반영해 최종 제품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벤슨 론칭에 많은 부분 관여하면서 피드백을 줬고, 제품 결정에도 의견을 많이 줬다"고 강조했다.
현재 벤슨 가을 리미티드 제품을 준비 중이며, 계절이 바뀔 때, 이벤트 진행 시에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품질'이 강조됐다. 높은 품질 유지를 위해 신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공장 시설을 구축한 점이 특히 주목된다.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서 '벤슨 포천 생산센터'를 가동 중이다. 센터는 제조시설을 포함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층으로 이뤄졌다.
오 대표는 "1호점을 시작으로 연내 10~20개 정도까지 매장을 내려고 한다. 10개는 어느정도 결정이 된 상태"라며 "우선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보고 있고, 갤러리아 주요 점포에 입점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론칭 2년차에 손익분기점(BP)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오 대표는 "손익분기점 달성 목표 시점은 빠를수록 좋은데, 점포 하나 하나 열면서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센터를 짓고 시작한 것이기에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고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은 2년차에 B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최대한 당겨보겠다"고 밝혔다.
벤슨은 원재료와 체험형 공간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모든 유제품은 국내산을 썼고, 유지방 비율은 최대 17%까지 높였다. 시중 제품의 유지방 비율이 10%대 초반인 것과 비교된다. 아이스크림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인공 유화제를 넣지 않았고, 국산 아카시아꿀, 프랑스산 라즈베리 퓨레, 이탈리아산 100%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등 프리미엄 원료를 썼다.
1호점인 벤슨 크리머리 서울은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총 3개층으로 이뤄졌다. 지하 1층은 아이스크림 설비와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 '크리머리 랩'이다. 고객이 재료를 선택해 제작, 포장까지 하는 '커스텀 아이스크림 클래스'도 운영된다. 1층 '스쿱샵'에선 전 제품 시식이 가능하고, 2층 '테이스팅 라운지'에선 프랑스 미식 어워드 '라 리스트' 수상 셰프인 '저스틴 리'와 협업해 벤슨 제품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를 판다.
오 대표는 "하반기 일부 채널을 통해 완제품을 유통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며 "품질 유지를 위해 직영점으로 운영하기로 했고, 가맹점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브가이즈 압구정과 벤슨 크리머리 서울은 모두 지난해 한화갤러리아가 895억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건물에 들어선 것으로, 당초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명품관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매입한 것인 만큼, 명품관-자회사 F&B 고객 연계 전략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