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알리바바 기반 AI 기능을 도입하는 애플과 알리바바 간의 거래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관계자들과 하원 중국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애플 경영진에게 알리바바가 어떤 데이터를 공유할 것인지, 알리바바가 중국 규제 당국에 어떤 약속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애플 경영진은 이러한 질문 대부분에 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알리바바를 "중국 공산당의 민군 융합 전략 모델의 전형"이라고 묘사하며 "애플이 알리바바와 어떤 거래를 하는지 투명하게 밝히지 않은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애플이 아닌 알리바바에 의해서만 공개적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이번 거래에 대해 어떤 공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최근 애플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와 희토류 금수조치 등과 관련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에 반해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 기업은 애플뿐만이 아니다. 엔비디아도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최근 상하이에 중국 특화 반도체 개발을 위한 R&D센터 구축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제약받지 않는 중국향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명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 시장과 R&D 센터 구축 계획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빅테크들이 미국 정부의 대중 테크 디커플링 정책에 반하는 행동이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브레이크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들이 중국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눈앞의 현실적 이익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첨단기술이 탑재된 제품이나 부품을 중국에 팔 수 없게 되자 중국 기업과의 협업이나 R&D센터 설립이라는 우회적 수단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폭스콘을 통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에 알리바바의 AI를 탑재하는 것은 미국 워싱턴의 불만을 살지라도 법적으로 문제될 건 없다. 그러나 젠슨 황이 상하이에 엔비디아 R&D센터를 세우는 것은 미국 정부가 반대하면 무산될 수 있다. 저사양 기술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에 저해된다고 판단하면 이를 가로막을 수 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