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유한양행 등 소각
유통수 줄여 회사 지분 늘려
제약바이오 수익 우려 방어
유통수 줄여 회사 지분 늘려
제약바이오 수익 우려 방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올들어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자 자사주를 소각하는 제약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특히 현금 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일수록 주가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 유한양행, 휴젤, 보령, 큐라켐, 바디텍메드 등이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그 중 셀트리온은 올해 수차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반복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셀트리온이 소각을 결정한 자사주 규모는 약 9000억원으로 지난해 7000억원 규모를 이미 뛰어넘었다.
셀트리온은 매입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밝힌 만큼 올해 조단위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정진 회장은 이달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4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올해 산 자사주는 모두 소각을 했다"며 "필요하면 7000억원까지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흐름을 볼 때) 이 정도면 투자하기 좋은 가격대라고 생각해서 현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 스킨큐어, 개인(서정진)이 각각 1000억원, 500억원, 500억원을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주주와의 약속대로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의 3분의 1까지는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셀트리온의 대부분의 지분을 제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제 지분율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5%를 보유하고 있어, 주가와 상관없이 보유 지분 절반을 상속세로 납부하더라도 2세 승계가 가능하다. 제일 좋은 상속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최대주주로 자사주를 소각할수록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구조다.
현재 셀트리온은 1조6920억3845만원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회사가 저평가되고 있는 만큼 이 자사주를 활용해 소각하겠다"며 투자자들에게 롱텀 투자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한양행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달 253억원 규모의 기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0.3%에 해당한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판매에 힘입어 실적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 등의 요인으로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 유한양행의 주가는 10만5500원으로 지난 3월 20일 13만7800원 대비 약 23.4% 하락했다.
휴젤도 이달 537억원을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휴젤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올해 20만주에서 50만주 가량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고, 이달 8일 이사회에서 30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보령도 100만주(10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고 공시했고, 바디텍메드와 큐라켐도 각각 14만389주(20억원), 25만주(2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제약바이오 종목이 코로나19때 주식시장에서 상당히 조명을 받았는데, 최근에 부진하다 보니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기 위해 주식의 유통수를 줄여서 회사 지분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주가 부양을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