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AI기업인 xAI의 '그록' 모델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통해 제공한다. 여러 AI모델을 갖추고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능도 쏟아내며 플랫폼 전략을 다시금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MS 빌드 2025' 기조연설에서 이 회사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인) '애저 AI 파운드리'에는 이미 1900개 모델이 탑재돼있다"면서 "이용자의 앱·에이전트가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도록 진정한 멀티모델 환경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록을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다.
나델라 CEO와의 대담 형식으로 미리 촬영된 영상에서 머스크 CEO는 "그록에 대한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바란다. 기꺼이 쓰이는 도구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그록이 먼저 '백인 집단학살'을 언급하는 행태를 보여 논란이 된 것을 의식하듯 "곧 선보일 그록 3.5의 핵심은 우선원칙으로 출발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AI안전에 대해 고민한 결과, 정직이 최선이란 격언이 여기서도 가장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MS는 애저 AI 파운드리를 통해 오픈AI와 그록뿐 아니라 메타, 미스트랄, 딥시크, 블랙포레스트랩 등의 기반모델(FM)을 AI에이전트 개발에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허깅페이스와의 파트너십도 확대했다. 모델콘텍스트프로토콜(MCP) 서버 등록 서비스를 내놓는 등 MCP 지원을 강화했고, 에이전틱 웹 환경을 위한 개방형 프로젝트 'NL웹'도 발표했다.
나아가 MS는 이날 깃허브 코파일럿에 최초의 비동기화 방식 코딩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깃허브 코파일럿 챗을 비주얼스튜디오(VS)코드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또 'M365 코파일럿 튜닝'은 기업 고유 데이터·프로세스 기반으로 로우코드 방식의 AI 모델 학습과 에이전트 생성을 지원한다. 학습부터 추론까지 AI 개발 라이프사이클을 지원하는 '윈도우 AI 파운드리'도 새롭게 공개됐다. 이밖에도 AI에이전트 조율·관리·보안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나델라 CEO는 "우리는 지금 플랫폼 전환이란 경기의 중반 이닝에 접어들었다"면서 "2025년의 우리는 '오픈 에이전틱 웹'을 대규모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MS가 오픈AI의 앙숙인 머스크의 xAI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에 끌어들인 것을 두고 MS-오픈AI 파트너십이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 다시금 제기된다. MS는 그동안 총 130억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하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가 공익법인(PBC) 전환을 추진하면서 다른 투자자들도 고려해 MS와 기존 계약내용 및 지분관계를 재조정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 대해 IT매체 더버지는 "파트너인 오픈AI와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짚었고, 로이터통신은 "MS가 AI 군비 경쟁에서 보다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다양한 AI 플레이어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그록 관련 발표와는 별개로 샘 올트먼 오픈AI CEO 또한 나델라 CEO의 기조연설에 화상연결로 참여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변화 속도 자체를 관리하는 일"이라며 "모델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는 상황에서 제품·회사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계획하고 새로운 도구와 워크플로에 과감히 뛰어드는 게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이런 기술적 전환은 많지 않았지만 언제나 일찍, 깊이 뛰어든 사람들이 큰 보상을 받아왔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화상연결로 참여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맞이하고 있다. 온라인캡처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일론 머스크 xAI CEO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온라인캡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빌드 2025'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온라인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