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2위' 한동훈 전 대표가 '지역화폐', '기본소득' 등으로 대표돼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제관(觀)을 "일파만파 커지는 비효율의 대가로, 나라는 망가져도 자신의 표는 챙기겠단 것"이라고 맹공격했다. 호텔 예약 후 취소로도 지역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호텔 경제론'에도 "노쇼주도성장, 노주성"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대폭인상 중심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 빗댔다.
<한동훈official 페이스북 페이지·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20일 부산 광안리 방문으로 '대선 유세 참전'을 앞둔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공약으로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정부의 지원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대통령실로 가져오는 방안도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에 대해 기재부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짜 경제관'에서 벗어나지 않고 틀린 주장을 기어코 밀어붙이는 위험한 행태"라며 "지역화폐의 본질은 특정 지역·특정 소매업에만 쓸 수 있는 10% 할인쿠폰을 모든 국민 세금으로 만드는 거다. 이렇게 나랏돈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선의의 목적'은 두가지다. 지역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대신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소매점에서 소비하도록 하고, 지역의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할 소비를 지역 내에서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목적은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고 실패했다"며 "일부 지자체만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할인 혜택을 주면 그 지자체 매출은 늘 수 있다. 대신 주변 지자체의 소매점은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상충 효과를 짚었다. 아울러 "실제로 서울을 포함해 거의 모든 지자체가 정부 보조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이 유명무실해졌다. 지역화폐 효과는 '할인'만 남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내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정부 주도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지역화폐 대신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를 지역화폐 사용처로 확대하면 두개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또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부대비용이 발행금액 10% 가까이 든다고 한다"며 "1조 발행하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고 날리는 비용이 1000억"이라고 문제삼았다.
그는 "이런 게 이 후보가 말하는 '호텔경제학'의 실체다. 게다가 경제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의 할인 혜택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가 사용되는 소매업들의 전체 매출이 증가됐다'는 증거가 없었다. '극히 일부 업종만 매출 증대'가 관찰됐을 뿐"이라며 "그렇다면 이 후보는 왜 지역화폐를 고집하는가. 그저 자기 브랜드 상품이고, 지역화폐를 통해 기본소득(지급)을 추진하기 용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 전 대표는 "실제로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이나 출산장려금 등이 이미 지역화폐로 제공되고 있다. 현금으로 제공됐으면 더 알차게 쓸 수 있을 것을 지역화폐로 받으니 소위 '현금깡'(상품권을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현금으로 파는 것)이 빈번할 수 밖에 없다. 지자체는 현금깡을 막기 위해 '단속 비용'을 또 쓴다. 비효율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거다. 그 비효율의 대가로, 나라는 망가져도 자신의 표는 챙기겠다는 것이 이재명 지역화폐론의 본질"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후보가 지난 5월16일 전북 군산시 구 시청광장에서 유세하는 모습(왼쪽), 이 후보가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주자였던 2017년 2월21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과 이미지 일부(오른쪽).
뒤이은 글에서도 그는 이 후보가 민주당 제19대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2017년 2월21일 페이스북에 올린 '호텔경제론' 이미지를 공유하며 비판했다. 당시 이 후보는 "한 외지인이 호텔방을 예약하며 10만원을 지불했다"는 전제로 호텔 주인이 가구점에 10만원을 주고 새 침대를 구매,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 10만원어치 치킨을 주문,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10만원어치 물품 구입, 문방구 주인은 호텔 외상값 10만원을 갚게 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모델은 "외지인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며 10만원을 환불해갔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한 지지자가 만들어준 이미지라면서도 이 후보는 "결과적으로 마을에 들어온 돈은 없으나, 돈이 한바퀴 돌면서 마을 상권에도 활기가 돈다. 이것이 바로 경제 활성화"라며 기본소득 구상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8년여 뒤인 이달 16일 21대 대선후보로서도 전북 군산 유세에서 사실상 '호텔 노쇼 경제효과'를 재차 설파했고, 경쟁 후보로부터는 "무한동력이냐"는 빈축을 샀다.
한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이재명은 노주성(노쇼주도성장)으로 경제 망치겠다. 이 후보의 호텔경제론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추락해도 마지막에 살짝 점프하면 살 수 있다'는 얘기"라며 "저 헛소리에 진지하게 답하자면, (순환 상상도의 마지막 순서인) '6. 호텔 예약 취소' 다음에 '7. 호텔에서 침대 구입 취소', '8. 가구에서 치킨집 회식 취소'가 추가돼야 맞다"고 꼬집었다. 그는 앞서 '커피 원가 120원으로 8000~1만원에 팔 수 있다'는 이 후보의 발언 논란에도 "이제 곧 이재명 민주당은 '커피 특검'하고 '자영업자 줄탄핵'하겠다"며 "이 후보는 무능해서 위험하고, 자기가 무능한걸 몰라서 더 위험하다"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