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TV 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영부인은 단지 대통령 배우자가 아닌 국민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는 공인"이라며 "때로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향한 배려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치에서 영부인의 존재는 오랫동안 검증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지난 시기 대통령 배우자 문제는 국민께 희망보다는 실망을 드렸고 통합보다는 분열을 안겨드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더 이상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 배우자의 사회적 영향력은 크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부인의 역할과 관련한 법적 규정도, 제도도 미비하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여성과 아동,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철학은 물론 영부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국민 앞에서 진솔하게 나눠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 제안이 특정 배우자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국민 알 권리를 제도화하는 첫걸음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고를 때 그 곁에 설 사람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상식적 요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TV 토론은 사전투표 전에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이 후보 측의 입장을 오는 23일까지 밝혀주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설 여사 측과 사전 협의가 이뤄진 것이냐'는 물음에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김 후보 측하고 충분히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그간 대한민국에서 영부인의 역할과 관련해 정부를 막론하고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반성하고 대한민국 정치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자 선거 일정에 맞춰 대선 후보자 배우자 토론을 제안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개혁 신당 후보는 배우자가 없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 부분은 개혁신당이 특별히 추가할 수 있는 부분이나 의견이 있으면 같이 검토하겠다"고 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배우자를 상대로 하는 토론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제안하는 것이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때는 제가 비대위원장이 아니었다"며 "제가 비대위원장이 돼서 국민들께 빠르고 놀랄 만큼의 변화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영부인이 가진 사회적 위상과 역할이 있고 그로 인해 많은 갈등과 분열이 있었다"며 "저희도 반성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전향적인 수용을 기대하며 국민 앞에 더 성숙한 정치 문화를 보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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