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1일 유영상 SKT 대표와 SKT 보안 책임자를 고발한 법무법인 대륜 측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대륜은 SKT가 이용자 정보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유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대륜은 이날 "SKT가 가장 많은 수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2019년부터 KT보다 적은 금액의 정보보호투자비를 지출했고 SKT 법인이 총 545억여원 상당의 이익을 얻는 등 업무상 배임의 죄책을 졌다"는 주장을 담은 고소·고발 보충 이유서를 남대문서에 제출했다.
남대문서는 유 대표와 최태원 SK 회장을 상대로 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의 고발 건에 대해서도 23일 고발인 조사를 하기로 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 회장 등이 해킹 사실을 알고도 지연 신고를 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T의 유심 해킹 사태 수사는 두 갈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킹의 배후를 쫓고 있고 남대문서는 SKT의 책임 여부를 가리고 있다.전날 SKT 해킹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은 시점은 2022년 6월 15일로 특정됐다. 유출된 유심 정보는 9.82GB로 가입자 식별번호(IMSI) 기준 2695만7749건에 해당한다.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감염이 확인된 23대의 서버 중 2대는 IMEI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일정 기간 임시보관되는 서버다. 로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기간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SKT는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차단할 수 있는 '고객 안심패키지'를 통해 높은 감지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 안심패키지는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과 유심보호서비스, 유심 교체 등을 포함한다. SKT는 18일부터 FDS가 불법 복제폰 접근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2.0 버전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는 유심보호서비스를 로밍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전날 기준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33만명으로 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교체자 수는 약 252만명이다. SKT는 이달 들어 순차적으로 500만개의 유심을 확보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에는 577만개의 유심 물량을 확보하고, 7월에도 유심 450만~500만개를 입고한다는 계획이다. e심 교체 고객은 약 5만2000명으로 늘었다.
찾아가는 유심 교체·재설정 서비스도 전날 처음 진행했다. 춘천, 창녕, 태안 등을 방문해 1270건의 유심 교체를 진행했고 내달 말까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100개 시군 300여곳을 방문할 방침이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 앞에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