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하락했다가 회복되는 것 안심하기는 일러
'관세 영향' 경제 전반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관세 영향' 경제 전반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오늘의 DT인] "관세가 생각보다 더 큰 고통 초래할 것" 트럼프 정책에 또 경고 날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102102189660001[1].jpg "[오늘의 DT인] \"관세가 생각보다 더 큰 고통 초래할 것\" 트럼프 정책에 또 경고 날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부과와 제조업 재건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관세와 지정학적 갈등이 초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또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관세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가 회복되었지만 투자자들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엄청난 자기만족"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모든 교역국에 10% 관세를 부과했던 마지막 시기가 1971년이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 같은 발언은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월마트 투자자 행사(JPMorgan Chase's investor day)에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합의한 관세인하 조치(미국의 대중 관세율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 10%)조차 "매우 극단적"이라고 평가하며 관세의 영향이 경제 전반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재화와 공급의 새로운 비용을 고려하게 되면 주식 시장이 폭락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은) 조금 더 높게 본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기업들이 수익 전망치를 낮추고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의 가치를 재평가함에 따라 주식 시장은 앞으로 약 1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자금조달이 용이했던 기업들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신용 경색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이먼 CEO가 "대규모 경기 침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신용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무지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다이먼 CEO는 지정학적 위험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매우'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의 트럼프 관세정책에 대한 발언은 나오자마자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0년 가까이 미국 제조업의 해외이전에 뒷배 역할을 해온 월가 금융자본과 빅테크들은 그의 발언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전통 제조업 종사자들과 엔지니어들은 달가울 리가 없다.
다이먼 CEO는 이날 JP모건 고객이 JP모건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자산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저는 흡연을 권장하지 않지만, 당신이 흡연할 권리는 옹호한다"며 "비트코인을 구매할 권리 역시 옹호한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그동안 비트코인이 유용성이 없다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취해왔다. JP모건 계좌를 통한 비트코인 관련 자산 구매를 '오픈한' 것은 이런 그의 시각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이날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다이먼 CEO는 차기 CEO 후보군을 소개했다. 다이먼은 5년 내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WSJ은 현재 유력 후보군으로 체이스은행과 신용카드 사업을 총괄하는 마리앤 레이크(Marianne Lake), 기업 및 투자은행 공동 대표인 더그 페트노(Doug Petno)와 트로이 로어바우(Troy Rohrbaugh)를 꼽았다.
WSJ은 다이먼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회사에서 손을 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다이먼은 내년에 70세가 된다. 그는 20년을 CEO로 있었다. 그 사이 그가 추진한 맨해튼 미드타운 파크 애비뉴에 짓고 있는 초고층 새 본사는 거의 완공되어가고 있다. JP모건은 작년에 540억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은행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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